EU, 이케아 조세 회피혐의 공식 조사키로

입력 2017-12-18 16:39  

EU, 이케아 조세 회피혐의 공식 조사키로


(서울=연합뉴스) 문정식 기자 = 유럽연합(EU) 경쟁 당국이 스웨덴의 세계적인 가구업체 이케아의 조세 회피 혐의를 조사한다고 파이낸셜 타임스(FT)와 월 스트리트 저널(WSJ)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EU 경쟁당국은 이케아가 네덜란드 정부가 맺은 세무 협약을 공식으로 조사키로 결정하고 18일 중 마르그레테 베스타게르 EU 경쟁담당 집행위원을 통해 이를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케아가 문제의 세무 협약을 통해 거둔 절세액을 파악하기에 앞서 일단 협약 자체가 EU 규정에 어긋난 것인지를 알아보겠다는 것이 조사를 결정한 목적이다.
유럽의회 녹색당 의원들은 지난해 2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이케아가 2009년부터 2014년까지 6년 동안 이 협약을 활용, 그룹 내부에서 자금과 수익을 이전함으로써 10억 유로의 세금을 피할 수 있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한 소식통은 EU 경쟁당국이 이케아의 네덜란드 법인이 그룹의 지적재산권을 보유한 룩셈부르크 현지 자회사에 로열티를 몰아주는 수법을 쓸 수 있었던 세무 구조를 주목하고 있다고 전했다.
EU 경쟁당국은 2013년부터 회원국 정부들과 다국적 기업들이 맺은 1천여개의 세무 협약을 들여다 보고 있다. 특정한 기업들에 유리한 세제 혜택을 부여했다면 불법적인 국가보조금으로 간주할 수 있다는 것이 EU 경쟁당국이 입장이다.
네덜란드 정부의 한 고위 한 관계자는 EU당국으로부터 아주 최근에 국가보조금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알아보기 위한 심도 있는 조사를 벌일 것을 숙고하고 있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밝히면서 이에 전폭적으로 협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베스타게르 집행위원은 지난달 대부분의 세무 협약들이 기업 측에 특별한 혜택을 부여하지 않고 있었으나 일부 협약들은 특정 기업들을 우대하고 있었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면서 "우리의 활동은 아직 끝난 것이 아니다"라고 말하고 "국가보조금이 주어진 혐의가 있을 때마다 조사를 벌이겠다"고 강조했었다.
EU 경쟁당국은 지난 4년간 모두 5차례의 공식 조사를 마치고 이를 근거로 아일랜드와 네덜란드, 룩셈부르크, 벨기에 등 4개 회원국 정부에 수백억 유로의 체납 세금을 추징할 것을 명령한 바 있다.


조세를 회피한 것으로 드러난 기업은 근 40개에 이른다. 특히 지난해 8월 애플이 EU 경쟁당국으로부터 납부 명령을 받은 세금은 무려 130억 유로에 달하는 천문학적 금액이었다.
애플 외에도 네덜란드 정부가 스타벅스와 맺은 세무 협약, 룩셈부르크 정부가 피아트, 아마존과 맺은 세무 협약도 각각 EU 규정에 위배된다는 판정을 받았다.
한편 EU 경쟁당국은 35개 기업이 벨기에 정부로부터 관대한 대우를 받았다고 판정하고 벨기에 정부가 이들로부터 7억 유로를 추징할 것을 명령했다.
EU 경쟁당국은 미국의 패스트푸드 체인인 맥도날드, 프랑스의 에너지 기업 엔지 등에 대해서도 혐의를 잡고 공식 조사를 진행하는 상태다.
jsmoo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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