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목잡기"vs"재정 건전성 고려"…선거 앞두고 단체장―의회 갈등 분석도
(대구=연합뉴스) 최수호 기자 = 대구 달성군과 군의회가 내년도 예산을 두고 힘겨루기를 하고 있다.
군의회가 18일 끝난 2차 정례회 예산안 의결에서 집행부가 제출한 2018년도 예산안을 대폭 삭감하자 군이 "주요사업 추진에 차질이 우려된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달성군 등에 따르면 군의회는 집행부가 마련한 2018년도 예산안 6천610억원 가운데 95개 사업에 필요한 253억원을 삭감했다.
비슬산 케이블카 설치 사전용역비 4천만원, 달성장학재단 출연금 50억원, 출산용품 지원비 등 3억4천만원, 도시재생활성화 계획수립 용역비 1억원 등이다.
2012년부터 해마다 여는 달성 100대 피아노 콘서트와 강정대구현대미술제에 필요한 예산도 2억∼3억원씩 깎여 행사 준비·개최가 불투명하다.
문화관광부 지정 '대구 1호 관광지'인 비슬산 주차장 조성비 5억5천만원도 전액 삭감했다.
이밖에 도로긴급보수비 3억원, 읍·면 재해위험시설 긴급보수비 2억원, 공원 조성·관리비 44억5천만원 등이 삭감 대상에 들었다.
군은 "개청 이래 가장 큰 규모로 주요사업 예산이 깎였다. 게다가 의회는 삭감한 예산 253억원을 내부유보금으로 수정·의결해 집행부에서 아예 사용할 수 없도록 했다"며 "당장 내년 상반기 업무추진에 큰 차질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의회 결정은 군 발전에 큰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군의회는 과도한 선심성 사업, 추진 타당성을 확보하지 못한 사업 등에 지출하는 예산 낭비를 사전에 막기 위해 고유 권한을 행사했다고 한다.
군의회 측은 "실효성이 낮거나 비용편익분석을 반영하지 않은 사업 등은 예산 삭감이 마땅하다고 판단했다"며 "건전한 지방재정 운용과 군민 복리증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예산안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지방선거 3선에 도전하는 현직 군수와 이를 견제하려는 의회 사이에서 벌써부터 갈등을 표출하고 있다는 분석도 내놨다.
달성군 관계자는 "의회의 무차별 예산 삭감이 집행부 발목잡기라는 목소리도 있다"며 "추경에서도 삭감 예산을 확보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고 밝혔다.
suh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