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때 1만위안(170만원) 넘던 모피 코트, 3천위안으로 급락
(베이징=연합뉴스) 진병태 특파원 = 중국의 모피산업이 곤두박질치고 있다.
18일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최근 수년간 중국 모피산업이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지난 2016년 밍크 모피 판매는 전년대비 41%가 줄었고 올해도 수치는 나오지 않았지만 하향곡선이 예상된다.
중국에서 밍크 코트는 한때 1만 위안(170만원)이 넘는 가격에 팔렸지만 지금은 3천 위안이면 살 수 있다.
중국피혁협회 주임인 황옌제는 중국 모피산업에 종사하는 500만명이 불경기로 고통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동물 모피를 의류 소재로 사용하는 데 대해 세계적으로 반감이 거센 가운데 중국의 경우 살아 있는 동물로부터 모피를 획득하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중국 젊은 세대들의 모피 거부감이 더 커지고 있다.
중국 모피농장들이 여러가지 개선방안을 마련하고 있으나 소비자 인식을 바꾸기는 어려워 보인다.
모피산업에 대한 중국 소비자들의 반감은 2005년 너구리 살해 현장을 담은 동영상에서 비롯됐다. 한 모피업자가 너구리의 껍질을 산채로 벗기는 현장을 담은 동영상이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면서 모피를 얻는 잔인한 행위에 비난여론이 빗발쳤다. 영상이 촬영된 허베이(河北)성의 쑤닝현 정부가 해명에 나섰으나 비난 여론은 가라앉지 않았다.
중국 젊은 세대들 가운데 상당수가 이 영상을 본 이후 더는 모피 의류를 구입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한 설문조사에서 대상자의 절반 이상이 모피업자와 농장 근로자들이 동물을 학대하는 유사한 내용의 동영상을 본 적이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한 20대 여성은 "쑤닝현의 영상을 본 이후 모피 옷을 사입지 않기로 했다"면서 "불쌍한 동물의 사체를 걸치고 있는 느낌일 것 같다"고 말했다.
중국 모피업계는 이런 소비자 인식을 돌리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2016년 업계는 밍크의 경우 질식이나 약물로 살해토록 하고 너구리나 여우는 고통완화를 위해 전기적인 충격을 가하도록 가이드라인을 만들었다.
소비자들의 투명성 요구를 만족시키기 위해 일부 업자들은 동물이력을 추적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
그러나 동물보호단체인 중국 PETA의 대변인 궈리는 중국의 모피업자들은 여전히 인도주의와는 관련이 없어보인다고 평가절하했다.
그는 여전히 작은 우리에 갇힌 동물들이 정신적, 육체적 고통을 겪고 있으며 종종 자신의 팔다리를 뜯어먹거나 우리에 머리를 부딪힌다고 말했다.
일부 동물은 주변 환경이 불안하면 새끼를 출산하자마자 바로 살해하기도 한다고 그는 말했다.
궈리 대변인은 모피산업에서 동물학대를 피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독가스나 전기적 충격도 '자비로운 죽음'일 수 없다면서 젊은 세대들에 패션 등 어떤 형식이든 동물가죽 사용을 거부하도록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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