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학술지 '네이처' 올해의 과학인물 10인 발표
(서울=연합뉴스) 신선미 기자 = 돌연변이가 일어난 DNA(유전물질)를 잘라내지 않고 유전병을 근본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한 과학자가 올해 과학계 중요 인물로 꼽혔다.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는 19일 '올해의 과학인물 10인'을 선정하며, 미국 하버드대의 데이비드 리우 박사를 첫 번째로 발표했다.
네이처에 따르면 리우 박사가 이끄는 연구진은 DNA를 구성하는 염기 하나를 바꾸는 기술을 개발해 10월 학계에 발표했다.
세포는 DNA를 구성하는 염기의 순서에 따라 생명 기능을 담당하는 단백질을 만들어낸다. DNA 염기는 아데닌(A)·구아닌(G)·시토신(C)·티민(T) 네 가지가 있는데, 염기 하나가 잘못된 곳에 들어가면 유전질환이 생길 수 있다. 이렇게 발생하는 유전질환은 총 3만2천여 개가 보고돼 있으며, 적혈구가 낫 모양으로 변해서 생기는 '겸형적혈구빈혈증'이 대표 사례다. 리우 교수팀이 개발한 기술은 이런 유전질환 치료에 획기적인 전기가 될 전망이다.
중국에서 '양자(量子)의 아버지'로 불리는 판 젠웨이(潘建偉) 중국과기대 교수도 올해의 인물로 선정됐다.
판 젠웨이 교수팀은 양자통신위성인 '묵자'(墨子)를 활용, 1천여km 거리에서 양자 정보를 이동시키는 데 성공했다. 양자통신은 보안성이 뛰어나 기간통신망은 물론 행정·국방·금융·의료 등의 분야에서 활용되리라 전망되는 차세대 통신기술인데, 이의 실용 가능성을 입증한 것이다.
중성자별 충돌에 따른 중력파 현상을 관측한 비르고(VIRGO) 협력단의 천문학자 마리카 브랜치시도 올해의 인물에 이름을 올렸다.
중성자별은 별이 초신성 폭발을 일으킨 후 남은 잔해다. 이들의 충돌 현상은 우주에 있는 금(金)·백금·납·우라늄 등 무거운 금속 원소 대부분의 근원으로 알려졌다. 관측과 관련된 논문은 올해 10월 12개의 논문으로 발표됐다. 가브리엘라 곤살레스 라이고(LIGO) 과학협력단 대변인은 "(그녀가) 천문학자와 물리학자 사이의 핵심 커뮤니케이터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북한의 6차 핵실험에 대해 국제 사회의 대응을 촉구한 라시나 제르보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기구(CTBTO) 사무총장, 멕시코시티에서 강진이 날 것을 예측한 빅터 크루즈-아티엔자 멕시코국립자치대 교수, 중동의 첫 입자가속기 연구시설(SESAME) 설립에 기여한 칼리드 토칸 박사도 올해의 인물로 선정됐다.
특정 항암면역치료제에 대한 미국 식품의약청(FDA)의 승인을 끌어낸 12세 소녀 에밀리 와이트헤드, 오류가 많은 논문을 잡아내는 기술을 개발한 제니퍼 번 시드니대 교수, 학계의 양성평등을 위해 노력해 온 변호사 앤 올리바리어스 등도 올해의 인물로 이름을 올렸다.
한편 환경보호정책을 폐지해 과학계에 논란을 불러온 스콧 프루이트 미국 환경청장도 부정적인 의미에서 올해 중요 인물로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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