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어 교체비용 아끼려 다른 차 바퀴 훔친 40대 입건
(군산=연합뉴스) 정경재 기자 = 집 앞에 주차해 둔 차량 타이어가 하룻밤 새 모두 사라지는 황당한 일이 발생했다.
사연은 이렇다. 전북 군산에 사는 하모(44)씨는 지난 10월 큰마음을 먹고 새 차를 샀다.
지난 8년 동안 탄 차가 있었지만, 최근 잦은 고장으로 수리비용이 많이 들자 교체를 결심했다.
차 값을 치르고 얼마 지나지 않아 하씨 집 앞에는 반짝반짝 한 새 차가 도착했다.
하씨와 아내는 혹시나 차에 흠집이라도 날까 봐 주차선을 칼같이 지키고 출·퇴근 때만 애마에 올랐다.
지난 11일도 회사를 마친 하씨는 아파트 인근 공용주차장에 차를 세웠다.
집에서 최대한 가까운 곳에 주차하고 싶었지만, 이날은 눈이 많이 내려 아파트 주차장 진입이 어려웠다.
하씨는 평소처럼 주차선 안에 차가 꼭 맞게 들어간 것을 확인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귀가했다.
이튿날 하씨는 날카로운 휴대전화 벨 소리에 잠에서 깼다.
같은 아파트에 사는 주민은 "공영주차장에 세워진 당신 차를 봤는데 바퀴가 다 빠져 있다. 누가 훔쳐간 것 같다"고 말했다.
청천벽력 같은 소리에 하씨와 아내는 집에서 뛰쳐나와 부리나케 애마로 향했다.
주민이 말한 대로 타이어가 모두 빠진 그의 차는 벽돌 몇 개에 의지한 채 허공에 떠 있었다.
누군가 타이어는 물론이고 휠까지 모두 빼간 탓에 금방이라도 차가 쓰러질 듯 위태로웠다.
하씨는 바로 블랙박스를 확인했지만, 전날 내린 눈이 앞유리에 쌓여 흰 화면만 계속 재생됐다.
경찰은 하씨 신고로 수사에 나서 주변 폐쇄회로(CC)TV 등을 분석한 끝에 타이어를 훔친 양모(40)씨를 붙잡았다.
양씨는 "타이어가 낡아서 교체하려고 했는데 마침 새 차에 같은 사이즈 바퀴가 끼워져 있었다"며 "타이어 교체비용이 부담돼서 그랬다"고 말했다.
군산경찰서는 절도 혐의로 양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19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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