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고동욱 기자 = 박근혜 정부 국가정보원의 보수단체 불법지원(화이트리스트) 개입 의혹을 추적하는 검찰이 국정원 측 압박으로 SK그룹이 2억원을 출연한 정황을 포착했다.
19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국정원 수사팀(팀장 박찬호 2차장검사)은 지난달 15일 문정욱 전 국정원 국익정보국장을 직권남용 등 혐의로 구속기소 하면서 이런 내용을 공소장에 넣었다.
검찰은 문 전 국장이 2014년 2월 부하 직원을 시켜 SK그룹 본사 임원과 접촉해 2억원의 자금을 4개 보수단체에 지원토록 압박했다고 본다.
SK는 청와대의 관심사항이라며 국정원 측이 요구하자 같은 해 4월 대한민국지키기불교도총연합회 등 4개 단체에 2억원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SK의 지원이 이뤄진 시기는 최태원 회장이 횡령 등 혐의로 구속돼 있던 때였다.
검찰은 문 전 국장이 SK 외에도 여러 대기업을 압박해 총 9억9천만원의 출연금을 보수단체에 지원하게 한 혐의를 포착해 기소했다.
한편 '화이트리스트 의혹'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양석조 부장검사) 역시 당시 국정원이 보수단체 지원에 광범위하게 관여한 혐의를 추적하고 있다.
검찰은 전국경제인연합회와 삼성·현대차·SK·LG 등 대기업 및 보수단체 등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국정원 간부 등이 직접 대기업을 압박해 특정 단체에 거액을 제공토록 한 정황을 포착해 수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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