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임시국회 종료 나흘 앞두고 여야 개헌·운영위 충돌

입력 2017-12-19 11:02  

12월 임시국회 종료 나흘 앞두고 여야 개헌·운영위 충돌
민주, 개헌특위 연내 종료 압박하며 '별도방안' 거론
한국, 임종석 중동 방문 연일 쟁점화…"'문재인 개헌' 안돼"

(서울=연합뉴스) 김경희 이신영 서혜림 기자 = 여야는 12월 임시국회 종료를 나흘 앞둔 19일 그동안 미뤄 놓았던 개헌 문제를 놓고 제대로 맞붙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연말까지인 개헌특위 활동시한 연장에 사실상 부정적 입장을 밝히며 자유한국당이 내년 6월 지방선거와 개헌 국민투표 동시 실시를 거부할 경우 '별도 방안'을 강구하겠다며 사실상 대통령에 의한 개헌안 발의 가능성을 공개 시사했다.



반면 제1야당인 한국당은 지방선거와 개헌투표 동시 실시 이유가 전혀 없다며 오히려 여권이 지방선거 바람몰이를 위해 문재인 대통령이 개헌안을 발의할 수 있도록 정략적 술책을 쓰고 있다며 반발했다.
양측이 이처럼 근본적인 시각차를 드러냄에 따라 연말연초 정국의 핵심 키워드 가운데 하나인 개헌 문제를 둘러싼 여야의 공방은 격화될 전망이다.
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한국당이 개헌 논의 동참을 당론 거부하면 별도의 방안을 강구해 개헌을 결연히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별도의 방안이란 사실상 대통령에 의한 개헌안 발의를 뜻하는 것으로 보인다.
우 원내대표는 "개헌특위를 논의하는 것은 지방선거와 개헌 국민투표를 동시에 치르는 일정이 있기에 하는 것인데, 이것이 이행되지 않으면 천문학적인 국민 혈세가 지출될 뿐 아니라 예상가능한 시간 내에 개헌을 할 수 없는 현실적 조건이 따르는 것"이라며 "특위만 연장하자는 것은 사리에 맞지 않다"며 개헌특위 활동시한 연장에도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반면 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는 이날 지방선거와 개헌투표 동시선거에 대한 당론을 정하기 위해 소집한 의원총회에서 "정세균 국회의장과 집권당인 민주당이 내년도 개헌을 포기하고 있다"며 "대한민국 국회가 개헌을 포기하겠다는 것은 문재인 개헌을 하겠다는 것"이라며 민주당의 개헌특위 활동 종료 압박을 규탄했다.
김 원내대표는 "문재인 청와대와 정세균 국회의장, 민주당이 작당해 지방선거 압승을 위한 정략적 수단으로 개헌을 몰아가고 있다"며 "개헌투표가 내년 지방선거에서 이뤄져야 할 이유도 없고 특위 활동 시간을 제한해야 할 이유도 없다. 이는 집권 여당이 '문재인 개헌'으로 가져가려는 술책"이라고 비판했다.



캐스팅보트를 쥔 국민의당 김동철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한국당은 대선에서 공약한 동시 투표 약속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 여당도 한국당을 핑계로 청와대 자체 개헌안을 마련 중이라는데, 개헌 불발의 원인을 야당 탓으로 돌려 선거에 이용하려는 꼼수로밖에 안 보인다"며 국회 차원의 개헌안 마련을 거듭 압박했다.
여야는 이날 한국당이 단독으로 소집한 운영위 개최를 놓고도 설전을 주고받았다.
특히 야당은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의 아랍에미리트(UAE) 방문 의혹을 문제 삼았고, 여당은 정상적 외교활동이라 방어막을 쳤다.
한국당 김 원내대표는 "운영위를 개최해 임 실장의 UAE 방문 의혹에 대해 강도 높은 진상 규명을 시작하겠다"며 "국익을 포기하면서 정치 보복에 혈안이 돼 저지른 외교 만행에 대해 의혹을 밝히라는 목소리가 생생한데, 임 실장은 휴가나 즐기는 그런 한가한 정부냐고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국민의당 김 원내대표도 "대통령 비서실장의 갑작스러운 UAE 방문에 대해 일부에선 이명박 전 대통령의 원전외교 비리 캐기 등 의혹이 제기된다"며 "청와대는 소상히 밝힐 의무가 있고 민주당도 정치 공세라고 치부하고 덮을 사안이 아니다. 파병부대 격려를 넘어 왕세제를 만나 외교 사안을 논의했다면 이는 비서실장의 국정 만기친람"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민주당 박홍근 원내수석부대표는 "한국당의 운영위 일방소집은 절차도 잘못됐고 내용도 황당무계하다. 청와대 비서실장의 중동 방문이 대단히 잘못된 것처럼 호도하지만, 지극히 정상적인 외교활동"이라고 반격했다.
그는 아울러 "역대 국회에서 여당 원내대표가 국회 운영위원장을 맡았으니 운영위원장은 당연히 여당이 맡아야 한다"며 현재 한국당이 맡고 있는 운영위원장의 교체도 거듭 요구했다.
민주당은 애초 운영위에 참석해 야당과 전면전을 벌일 방침이었으나 간사인 박 원내수석부대표만 참석해 일방소집에 항의한 뒤 퇴장하는 것으로 방침을 변경했다.
개점휴업 상태를 이어온 국회는 이날 보건복지위원회를 열어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사망 사건에 대해 보고를 청취하는 등 교문위와 산업위, 정개특위, 재난특위 등 상임위와 특위 전체회의 및 소위를 열어 관련 안건을 심의했다.
국회는 또 안철상 대법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도 열어 후보자의 자질과 도덕성을 검증했다.
법사위는 12월 임시국회 들어 처음으로 12일 전체회의를 열고 안건 심사를 재개할 방침이지만, 일몰 연장 등 일부 법안만 심사할 방침이어서 민주당이 반발하는 상황이다.
kyungh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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