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석 비서실장 중동방문 놓고 여야 충돌…고성·막말
"임종석 실장의 보좌관이냐", "김성태, 운영위원장 맡을 생각 말라"
(서울=연합뉴스) 김경희 서혜림 기자 =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의 아랍에미리트(UAE) 방문 의혹을 따지기 위해 자유한국당이 19일 일방 소집한 국회 운영위는 시작 전부터 여야의 어지러운 고성과 막말로 얼룩졌다.
파행은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수석부대표가 운영위 소집 절차에 문제를 제기하며 회의 시작 자체를 가로막으면서 촉발됐다.
애초 이날 회의에 참석해 실력행사를 하는 방안을 검토했던 민주당은 박 수석부대표만 참석해 항의 후 퇴장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지만, 박 수석부대표와 한국당 신임 원내지도부 사이에 거친 설전이 오가며 30분간 실랑이가 이어졌다.
박 수석부대표는 위원장석을 가로막고 선 채 "일방적이고 불법적으로 소집된 회의"라며 "정우택 운영위원장은 해외에 나가 계시고 위원장석에 (김선동) 전 원내수석부대표가 현재 간사라는 이름으로 앉아있다. 얼마나 우스꽝스러운 모습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운영위는 한국당 전 원내수석부대표였던 김선동 의원이 주재했다.
그는 또 "최소한 법안심사를 해놓고 이런 모습을 보여야 한다"며 "정작 법안심사는 회피하더니 이렇게 정치공세로 회의를 소집하고, 전횡을 일삼는 국회 소집을 어떻게 인정하느냐. 안건도 없는 회의를 어떻게 인정하느냐"며 회의 진행에 격렬하게 저항했다.
이에 사보임을 통해 운영위에 참여한 한국당 장제원 의원이 "새해 예산안 통과를 위해 한국당이 의원총회를 하는데 (그 시간에) 본회의를 여는 것은 괜찮냐"며 맞받았고, 박 수석부대표가 항의를 이어가자 "그렇게 하면 지역구에 영향 있다"고 비꼬기까지 했다.
이어 역시 사보임으로 운영위에 참석한 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가 마이크를 잡고 "문재인 대통령이 이렇게 의사진행을 방해하라고 지시한 것이냐"며 "국민적 의혹 앞에서 임종석 실장은 휴가를 보내고 민주당 수석은 여기 와서 뭐하는 추태냐"며 여권을 싸잡아 비난했다.
김 원내대표는 "문재인 정권이 지난 8개월 동안 정치보복을 가하려고, 원전 수주에 대해 뒷조사를 하려다 한마디로 엄청난 외교적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며 "박 수석은 들어가 달라. 청와대 비서실장을 위해 정말 큰 역할을 했다"며 거듭 꼬집었다.
장 의원 역시 "청와대에서 '오더' 받았느냐. 깽판 치려고 왔느냐"고 목소리를 높였고, 급기야 "임종석 실장의 보좌관이냐. 입법기관, 집권여당으로서 체통을 지키라"는 발언까지 했다.
이 과정에서 박 수석부대표는 거듭 일방적 회의 진행을 반대한다며 산회를 촉구하는 목소리를 높였다.
박 수석부대표는 이어 "김성태 원내대표는 운영위원장 맡을 생각 하지 말라. 오늘로써 물 건너갔다"면서 "운영위만큼은 최대한 이견을 좁혀 끝까지 협상하고 합의해야 돌아가는 것인데, 운영위부터 싸우면 모든 상임위가 극한 대립으로 돌아간다"며 마지막 항의 발언을 마치고 30분 만에 퇴장했다.
이어 한국당과 국민의당 등 야당 의원들만 참석한 채 운영위는 진행됐으며, 임 비서실장의 중동방문을 문제 삼는 발언이 이어졌다.
kyungh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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