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임미나 기자 = 한국 여성문학의 원류로 꼽히는 소설가 오정희(70)의 작품집 '오정희 컬렉션'(문학과지성사) 다섯 권이 출간됐다.
1947년 서울 출생인 그는 1968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완구점 여인'이 당선되며 등단해 50년간 한국 여성의 삶과 내면을 보여주는 많은 작품을 내왔다.
전후와 산업화를 거치며 한국 사회에 더욱 깊게 뿌리 내린 가부장적 질서 안에서 여성의 몸, 여성적 삶, 여성의 정체성이 겪는 내밀한 감정을 형상화하는 데 독보적인 성취를 이루며 한국 여성문학을 이끌었다.
강렬한 이미지와 상징의 언어, 시적인 문체로 불안과 슬픔에 사로잡힌 존재의 심연을 탐색하고 성찰하는 그의 작품들은 뛰어난 문학성을 인정받아 1979년 '저녁의 게임'으로 이상문학상을, 1982년 '동경'으로 동인문학상을 받았다.
2003년에는 독일어로 번역 출간된 장편소설 '새'로 독일 리베라투르상을 받기도 했다. 이는 해외에서 한국 작가가 문학상을 받은 최초의 사례로 한국 문학의 해외 진출사에 큰 족적을 남겼다.
문학평론가 우찬제는 "오정희 문학 50년은 한국 문학이 여성적 인식을 새롭게 하면서 존재론적 성찰의 새로운 지평을 전복적으로 환기한 50년이고, 한국 소설이 새로운 담론과 문체로 정녕 문학적인 문체의 집을 지을 수 있었던 50년이었다"고 평했다.
이번에 출간된 작품집은 작가의 첫 소설집인 '불의 강'(초판 1977년)을 비롯해 대표작으로 꼽히는 단편 '유년의 뜰', '중국인 거리', '저녁의 게임' 등이 실린 소설집 '유년의 뜰'(초판 1981년), 세 번째 소설집 '바람의 넋'(초판 1986년), 네 번째 소설집 '불꽃놀이'(초판 1995년), 첫 장편소설 '새'(초판 1996년) 등 5권으로 구성됐다.
작가가 직접 이들 작품을 모두 다시 살펴보고 다듬어 개정판으로 펴냈다.
그는 이번 작품집을 내면서 "과거로의 시간 여행인 듯 그 소설들을 쓰던 당시의 주변 정경, 한 문장 한 문장을 마음을 다해 써나갈 때의 정황, 즉 생생히 살아나는 나의 모습과 책을 낼 때마다 후기라는 형식을 빌려 토로한 도저한 결의와 문학에의 열정, 안타까움들에 쓸쓸해지기도 하고 미소가 지어지기도 했다. 글을 쓰면서, 글을 읽고 생각하면서, 글로 인해 괴로워하면서 행복하고 고마운 인생이고 세월이었다"고 말했다.
각 권 175∼423쪽, 1만2천∼1만4천 원. 전 5권 세트 6만5천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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