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사흘만에 압수수색…'감염'에 무게 두고 매개 가능성 의료기구 등 압수
의료기구 압수물 국과수서 정밀 감정키로
(서울=연합뉴스) 안홍석 김기훈 김예나 기자 = 신생아 연쇄 사망 사건을 수사하는 경찰이 사건 발생 사흘만인 19일 이대목동병원을 압수수색했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이날 오후 1시 45분께 수사관 13명을 투입해 질병관리본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과 합동으로 이 병원 11층 신생아 중환자실과 전산실, 관련 의료진 연구실 등 10곳을 8시간 45분에 걸쳐 수색했다.
경찰은 신생아 중환자실의 인큐베이터와 석션, 약물 투입기, 각종 링거·주사제 투약 호스 등 의료기기·기구와 기기 관리대장, 전산실의 의무기록과 각 의료진의 진료수첩 등을 확보했다.
경찰 관계자는 "인큐베이터는 이동 시 오염이나 파손 가능성이 있어 압수 절차를 밟은 뒤 병원에 위탁보관하는 방식으로 확보했으며, (증거 인멸이 불가능하도록) 보존 조치했다"고 설명했다.
감염원의 매개체가 됐을 가능성이 의심되는 모든 의료기구를 압수한 경찰은 이들 물품을 국과수에 보내 감정을 의뢰할 예정이다.
경찰은 보건당국 조사 결과 사망 신생아 4명 중 3명이 시트로박터 프룬디 균에 감염된 점이 확인된 만큼, 치료 과정에서의 감염이 문제가 됐을 가능성에 일단 무게를 두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감염이 아닌 인큐베이터의 기계적 결함은 물론 인위적 요인 등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폭넓게 수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앞서 경찰은 지난 16일 오후 9시 31분께부터 오후 10시 53분까지 이 병원 신생아 중환자실 인큐베이터에서 치료를 받던 신생아 4명이 순차적으로 응급조치를 받다가 사망해 수사에 착수했다.
18일 이들 신생아에 대해 이뤄진 국과수 부검 결과는 한 달 여 뒤 나올 전망이다. 정확한 사인이 밝혀지는 데 시간이 걸리는 만큼, 경찰은 당분간 압수물 분석과 사건 관련 의료진 조사를 통해 이들의 의료과실 여부를 규명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병원이 신생아들에게 주입한 약물 보관과 투약에 문제가 없었는지, 위생관리는 철저히 이뤄졌는지 등을 중점적으로 들여다볼 예정이다. 또 이미 확보해둔 폐쇄회로(CC)TV 영상을 분석해 사건 발생 시점 전 수상한 출입자가 있었던 것은 아닌지도 확인할 방침이다.
조사 결과 병원의 신생아 중환자실 관리에 허점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난다면, 의료진 중 누가 주의의무를 다하지 않았는지를 확인하는 수순을 밟게 될 전망이다.
경찰은 사건 당시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당직을 선 전공의 2명과 간호사 5명, 회진 중이던 교수급 의사 1명, 응급상황이 벌어지자 지원을 온 교수급 의사 3명 등 총 11명에 대해 조사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모든 현장에 있었던 사람은 다 조사할 방침이며, 수사 경과에 따라 조사 대상자가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ah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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