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대주주 요건 피하려는 개인 '큰손' 매물 몰려
정책 기대감·올림픽 효과에 내년 초 반등 가능성
(서울=연합뉴스) 유현민 기자 = 코스닥지수가 좀처럼 탄력을 받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말 10년 만에 장중 800선을 돌파한 이후 한 달도 채 안 돼 760대까지 물러서며 연말의 '산타랠리'는 물건너가는 듯하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닥지수는 전날 766.18로 장을 마치며 이틀째 하락세를 이어갔다.
장 후반 정부의 코스닥 지원 정책과 관련한 호재성 보도가 나오며 낙폭을 상당 부분 만회했으나 장중 한때 754.27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이는 지난달 24일 장중 고점인 803.74과 비교하면 49.47포인트(6.15%) 낮은 수치다.
최근 고점 이후 지난 18거래일 동안 지수가 오른 날은 6거래일에 불과할 정도로 코스닥의 지지부진한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그 배경으로는 우선 수급적인 요인이 지목된다.
단기 급등 이후 차익 실현 매물이 몰리며 지수가 힘을 잃었다는 얘기다.
특히 최근에는 대주주 양도차익 과세를 피하려는 개인 '큰손'들의 매물이 몰리면서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올해 코스닥은 연말 기준 지분율이 2%가 넘거나 20억원 이상 보유하면 대주주 양도소득세 과세 대상이 된다"며 "연말마다 이를 피하기 위한 매물이 나오는 게 수년째 반복된 패턴"이라고 말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도 "대주주 요건이 강화하면서 양도차익에 대한 세금을 피하려는 큰손들의 차익 실현 매물이 최근 더욱 쏟아지고 있다"면서 "단기 급등 이후의 매물 소화 과정은 연말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실제 전날 하루 코스닥시장에서 개인은 1천971억원어치의 매물 폭탄을 쏟아냈다.
지난 15일 이후 3거래일간 개인투자자들이 코스닥시장에서 팔아치운 물량이 5천억원에 육박하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되는 부분이다.
다만, 정부 정책과 수급 환경 개선 기대가 유효하다는 점에서 연말·연초를 지나면서 코스닥지수가 다시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이경민 연구원은 "코스닥지수가 730선까지 추가 하락할 가능성을 열어놔야 할 것"이라면서도 "연말 배당락일 전후 수급 여건이 개선되면서 코스닥지수가 다시 반등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도 "바이오·헬스케어에 부여됐던 구조적 성장주로서의 프리미엄 밸류에이션(가치평가) 복원 시도는 내년에도 추세적으로 지속할 것"이라며 "코스닥·중소형주의 중장기 환골탈태 가능성을 주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창목 본부장은 "코스닥지수가 장중 정부가 연기금의 코스닥시장 투자를 10%까지 유도한다는 뉴스가 나오며 낙폭을 단숨에 만회한 것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본부장은 "코스닥 활성화 정책 기대감과 평창동계올림픽 등 이벤트 효과까지 감안할 때 내년 1∼2월 강세 흐름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hyunmin6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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