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현실주의' 외교?… 독일 언론 "50년 세월 되돌려 놨다"

입력 2017-12-19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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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현실주의' 외교?… 독일 언론 "50년 세월 되돌려 놨다"
마국 최우선주의와 경제적 이익과 대결에 매몰…냉전시대와 유사

(서울=연합뉴스) 고형규 기자 = 독일 유력 시사주간지 슈피겔이 18일(현지시간) 미국의 신(新)국가안보전략, 이른바 트럼프 독트린 공표를 계기로 미국 정부의 외교노선을 평가하면서 미국 최우선의 일관성 없는 정책으로 중요 외교 문제들이 계속 풀리지 않고 있다고 진단했다.
슈피겔 온라인은 미국이 경제적으로 강해야만 세계권력으로서 지배력을 행사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 '트럼프의 논리'라고 이번 보고서를 분석하며 이같이 전했다.
이 매체는 트럼프와 참모진이 이른바 '현실주의 외교' 전통과 연결돼있다며 강한 주권국가가 국제무대와 외교정책에서 가장 중요한 행위 주체가 될 수 있다는 것이 현실주의의 가르침이라고 전제했다.
슈피겔은 그 말이 맞을지는 모르지만 "트럼프 상사(商社)는 시간을 적어도 50년 이상 되돌려놓았다"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고 비판했다.
즉 '미국 우선'을 앞세워 경제적 이익에만 주로 매달리는 트럼프의 국제정치를 현실주의로 여기면서 국제기구와 국가 간 협력과 공조보다 개별국가들의 경쟁과 대결을 앞세우는 그런 태도가 50년 전 냉전 때와 유사하다는 뜻이다.


슈피겔 온라인은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세계 빈곤 혹은 기후변화 등 지구촌의 미래와 안보 문제를 언급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뿐만 아니라 유엔 또는 세계무역기구(WTO) 같은 초국가 기구에서 다른 나라들과 평화적 협력을 하는 건 트럼프 대통령에겐 말할 가치가 거의 없었을 것이라고 이 매체는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미국 정부가 전통적으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대서양 동맹 파트너들이 다수 포진한 유럽, 그리고 집단안보체제인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와의 협력 문제도 자투리로 다루는 데 그쳤다.
이 매체는 이에 비해 신전략 보고서에선 매우 비판적으로 다룬 러시아를 트럼프 대통령이 실제 연설에선 다르게 취급했다며 러시아의 미 대선 개입 논란과 크림 병합에 트럼프가 침묵했다고 소개했다. 그러곤, 트럼프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척지고 싶어 하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슈피겔 온라인은 트럼프 행정부가 지금껏 보여온 모습은 전임 대통령들과 다르게 외교정책을 펼치거나, 적어도 그렇게 보이게끔 하는 것이었다면서,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자주 충동적으로 일을 다뤘고 동맹과 파트너들의 불만을 샀다고 짚었다.
나아가 그의 독단적 결정이 문제가 된 대표 사례로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인정한 것이나 기후변화협약에서 미국이 탈퇴한 것을 꼽았다.
이 매체는 트럼프 정부가 그러는 사이 북한, 시리아,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분쟁 같은 중대한 위기는 증폭하고 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아직 실질적 외교 성과와 해결책은 보여주지 못했다면서 "전략이 갈팡질팡"이라고 꼬집었다.
uni@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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