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정부 구성할 지방선거…독립파·잔류파 20% 부동층 잡으려 안간힘
(서울=연합뉴스) 김수진 기자 = 21일(현지시간) 조기 지방선거를 치르는 스페인 카탈루냐에서 각 정당의 막판 유세전이 후끈 달아 올랐다.
이번 선거는 카탈루냐 분리독립 운동의 향배를 결정하고 이를 둘러싼 여론을 확인하는 차원에서 결과가 주목된다.
카탈루냐 자치정부는 분리독립 주민투표 후 실제로 독립을 선언했다가 중앙정부에 의해 해산됐고 각료들은 반역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고 있다.
AP, AFP통신 등에 따르면 이번 지방선거 전체 유권자 약 550만명 중 20% 이상이 아직 마음을 결정하지 못한 부동층인 것으로 여론조사에서 나타나고 있다.
이에 따라 분리독립파와 잔류파 진영은 각각 이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열을 올리고 있다.
중앙정부의 집중적인 압박을 받는 분리독립파는 향후 독립운동의 불씨를 살리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으며, 중앙정부의 지지를 받는 잔류파는 이번 기회에 분리주의를 거세하기 위한 선전에 주력하고 있다.
최신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이번 선거에서 그 어떤 정당도 과반을 점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게솝과 시그마도스 등 5개 여론조사 최신 평균 전망치를 보면 분리주의 정당인 공화좌파당(ERC)과 스페인 잔류파 시민당(시우다다노스)가 각각 29∼35석을 얻을 것으로 관측돼 제1당 자리를 놓고 경합하는 형국이다.
선거 결과가 나오면 분리독립 진영과 잔류 진영에서 정부구성, 주도권 획득을 위한 치열한 견제와 계산이 뒤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카탈루냐 자치정부를 해산시킨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는 이날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마지막 유세에서 여당인 국민당(PP)의 자베에르 가르차 알비올 후보를 지지해달라고 호소했다.
보수당 지지자들 상당수가 시민당으로 옮겨가는 바람에 알비올은 여론조사에서 가장 낮은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다.
라호이 총리는 "우리는 카탈루냐 정부를 불법이 가득해 해산했다"면서 "민주주의와 헌법, 법률을 수호하는 우리는 역사의 편에 서 있다"고 말했다.
제1당 자리를 노리는 잔류파 시민당 당수 이네스 아리마다스도 노동자 계층이 몰려있는 바르셀로나 노우 바리스에서 2천여명의 지지자를 향해 "21일 우리는 독립 압력이라는 악몽에서 깨어나게 될 것"이라고 목청을 높였다.
분리독립을 추진하다 처벌을 피해 벨기에로 피신한 카를레스 푸지데몬 전 카탈루냐 자치정부 수반은 '원정 연설'로 이에 맞섰다.
그는 이날 밤 카탈루냐에서 열린 지지자 모임에서 생중계 연결을 통해 "역사가 우리를 지켜보고 있다"며 "선거에서 누가 이기느냐가 아닌, 조국이 이기느냐 라호이 총리가 이기느냐를 결정짓는 시기"라고 강조했다.
분리주의 정당 ERC의 두 번째 후보 마르타 로비라는 승리를 자신하며 "스페인 정부의 요구로 선거가 치러지는 만큼 민주적 명령을 부인할 수 없다. 그 결과에 승복해야만 할 것"이라고 말했다.
푸지데몬 전 자치정부 수반이 이끄는 분리주의 정당연합 '카탈루냐를 위해서 함께'는 22∼30석으로 제3당이 유력시되고 있다.
분리주의 3개 정당은 전체 135석 가운데 63∼69석을 얻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지난 2015년 선거에서 과반인 72석을 차지한 것보다 적다.
웨일스 카디프 대학 카탈루냐 역사 전문가 앤드루 다울링은 "이번 총선에서 교착상태가 예상된다"면서 "정부를 구성하기 위한 시도가 수 주 동안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라호이 총리는 앞서 카탈루냐에 합법적인 정부가 들어서면 완전한 자치권을 되돌려줄 것이라고 공언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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