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지역 의견 청취·현장 실사 더 한다"…경남도 "내년 1월 승인 기대"
(창원·거제=연합뉴스) 황봉규 기자 = 경남도가 2014년 말 정부로부터 유치한 3개 국가산단업단지 중 승인 고시가 지연된 거제 해양플랜트국가산단 승인이 결국 해를 넘기게 됐다.
경남도는 국가산단 인허가 부처인 국토교통부가 지난달 중앙산업단지계획심의회(이하 중앙산단심의회)를 열어 해양플랜트국가산단 서면 심사를 벌였다고 20일 밝혔다.
이 서면 심사는 해양플랜트국가산단 승인 여부를 정하는 마지막 절차였다.
그러나 국토부는 이번 주 안에 해양플랜트국가산단 관련 지역 의견 청취와 현장 실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애초 계획에 없던 일정을 진행하는 것은 대형조선소의 소극적인 산단 참여 전망, 지역 환경단체의 반발 등이 수그러들지 않은 점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경남도 관계자는 "산단 심의 절차가 끝났지만, 국토부에서 결정을 못 내렸다"며 "지역 내 찬반 여론을 들어보고 현장 확인도 한 이후 다시 깊이 있는 검토를 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국토부 관계자는 "해양플랜트국가산단 심의를 위한 공식 절차는 끝났다"면서 "그러나 지역 환경단체 등이 산단 현장이 예전과 많이 다르다고 해 이번 주에 환경단체와 주민, 시의회 등을 방문해 의견을 청취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관계자는 "이번 현장 확인은 인허가를 앞둔 상황에서 마지막으로 상황을 체크하는 의미다"며 "그동안 승인을 위해 1년 반 이상 각종 절차를 거쳤기 때문에 (불승인으로) 뒤집으려고 판단하기 위한 상황은 아니다"고 언급했다.
이러한 국토부 입장에 따라 해양플랜트국가산단 승인 여부는 내년으로 넘어가게 됐다.
국토부의 지역 의견 청취와 현장 실사 과정을 거치려면 물리적으로 올해 안에 결정하기 힘든 상황이다.
경남도는 승인 고시 절차가 지연됐지만, 해양플랜트국가산단은 승인 쪽으로 결정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중앙산단심의회 서면 심사에서 민간위원들의 찬성 의견이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고, 환경영향평가와 그에 따른 조치계획서 제출 등 사업 진행도 상당 부분 진척됐기 때문이다.
지난달에는 해양플랜트국가산단 승인 시 해양플랜트산업 클러스터의 한 축이 될 해양플랜트산업지원센터가 거제시 장목면 현지에서 문을 열었다.
그러나 반대 여론도 여전하다.
거제지역 26개 시민사회단체 등이 참여한 '사곡만지키기대책위원회'는 거제지역에서 연일 해양플랜트국가산단 승인 반대 집회를 열고 있다.
이 단체는 산단 실수요자조합에 포함된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 협력업체들의 투자여력 부실, 산단 부지 인근 해수욕장과 습지 훼손 등의 우려를 제기하며 해양플랜트국가산단을 반대하고 있다.
지난 19일에는 경남도를 상대로 성명을 내 "해양플랜트국가산단은 박근혜-홍준표 보수정권의 토목공약사업이다"며 "이러한 해양플랜트국가산단을 앞장서서 요구하는 한경호 권한대행에게 실망과 분노를 표한다"고 밝혔다.
지난 4월과 6월 각각 승인된 진주·사천 항공국가산단, 밀양 나노융합국가산단과 함께 2014년 말 유치됐던 거제 해양플랜트국가산단은 당초 지난 9월께 승인·고시될 것으로 알려졌다.
거제시 사등면 일대 458만㎡(육지부 157만㎡, 해면부 301만㎡)에 2022년 완공 목표로 추진됐다. 사업비만 1조7천340억원 규모다.
그러나 조선업 불황에 따른 투자여력 부실, 환경단체 반발 등으로 승인이 장기 지연되고 있다.
당초 규모 500만㎡(육지부 184만㎡, 해면부 316만㎡), 사업비 1조8천억원 상당이었지만 지난 7월 중순 환경부 등 관계기관 협의 과정에서 환경 훼손 최소화 등 이유로 사업면적과 사업비도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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