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심적 병역거부, 대체복무 제도 있었으면…선거연령 하향 필요성 공감"
"사형제 폐지 방향으로 나가야 하나 신중해야"
(서울=연합뉴스) 이신영 기자 = 민유숙(52·사법연수원 18기) 대법관 후보자는 20일 동성애와 관련해 "금지하고 억제하는 것으로는 해결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민 후보자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동성애에 대해서는 찬성한다든가 그런 입장이 아니다"며 이같이 밝혔다.
민 후보자는 청문회에 앞서 제출한 서면답변서에서 "개인의 성적 지향은 반대하거나 금지한다고 해결되는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도 "법원은 동성혼에 대해 입법적 조치가 있기 전까지는 현행법의 해석으로는 허용될 수 없다는 결정을 했고 이와 같은 생각"이라고 답했다.
민 후보자는 '반국가단체에 북한이 포함되느냐'는 자유한국당 백승주 의원의 질의에는 "포함되는 것으로 해석한다"고 밝혔고, '국가보안법의 필요성을 인정하느냐'는 질문에도 "그렇다"고 말했다.
선거연령 인하에 대해서는 "다른 나라가 이미 18세로 선거연령을 하향 조정하기 때문에 우리나라도 하향 조정의 필요성이 공감되는 면도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다만 "민법상 성년 기준을 19세로 인하하도록 개정한 것이 몇 년 되지 않았고 당시에도 같은 고등학교 내에서 성년 여부가 달라지는 문제가 제기된 적이 있다"며 "선거법뿐 아니라 사법과 공법의 여러 영역에 영향을 미치니 점진적으로 생각해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민 후보자는 양심적 병역거부 문제와 관련해서는 "과거 맡았던 사건의 피고인은 종교와 무관한 평화주의자라서 군 훈련을 받기는 어렵지만, 국법을 위반하고 싶지는 않으니 차라리 군 면제가 될 수 있는 실형을 받아 복역하고 싶다고 말했고, 저도 다른 방법이 없어서 실형 1년 6개월을 선고했다"고 설명했다.
민 후보자는 서면답변에서도 "병역의무 회피의 목적이거나 특정 종교에 매몰돼 있지 않은 모습을 보았기 때문에 이런 젊은이들에 대해 대체복무 등의 제도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 바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사형제 폐지 문제에 대해 "개인적으로는 폐지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사형제 폐지를 전제로 가석방 없는 종신형 제도가 명확히 입법화돼야 할 것으로 생각하며, 현재로서는 사형제 외에는 다른 적정한 형을 생각할 수 없는 '묻지마 살인' 등 극 흉악범행이 있을 수 있으므로 무조건적인 폐지는 신중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민 후보자는 대법관 퇴직 이후의 행보에 대해서는 "직무를 수행한 다음에는 변호사 개업을 할 생각은 없다"고 단언했다.
그는 재벌 회장들의 구속집행정지와 집행정지 연장이 잇따르는 것과 관련해서는 "깊이 반성해야 할 부분이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민 후보자는 존경하는 인물로는 위안부 할머니들을 꼽으면서 "자신이 겪었던 이야기하기 어려운 고통을 드러내고 자기희생을 통해 역사 바로잡기에 나섰다는 측면에서 존경한다"고 밝혔다.
민 후보자는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들의 상고심 사건이 대법원에 오랜 시간 계류 중이라는 지적에는 "(대법관이 되면) 속기록 검토에 착수하겠다"고 답했다.
eshin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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