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 크레인사고 합동감식…"해체 후 크레인 상부 재감식"

입력 2017-12-20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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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 크레인사고 합동감식…"해체 후 크레인 상부 재감식"

(평택=연합뉴스) 권준우 기자 = 20일 오후 경기 평택시 칠원동 타워크레인 사고 합동감식 현장.




종잇장처럼 구겨진 지브(붐대) 옆 마스트 기둥을 발판삼아 안전보건공단 관계자가 조심스레 마스트 상부로 접근했다.
60m 상공에서 벌어지는 육안 감식 현장은 보기만 해도 아찔했다.
부러진 슈거치대 부분을 비롯, 크레인의 꺾인 부분을 살펴보는 20여 분 동안 관계자는 연신 아래를 내려다보며 발을 딛는 지점을 확인했다.
사고 현장은 당시 상황을 충분히 짐작하게 했다.
건물 외벽에 층층이 설치된 추락물 방지망은 떨어진 지브에 맞아 곳곳이 찢겨 바람에 나부꼈고, 마스트 파편이 떨어진 자리에 있던 벽돌 등 공사 자재는 산산이 조각나 있었다.
L자 형태로 구부러진 지브는 마스트에 밀착된 채 로프에 의존해 겨우 매달려 있었다.
현장 관계자는 "타워크레인 구조물이 추가로 붕괴할 우려가 있어 2차 사고를 막기 위해 주변을 통제하고 관계자들의 출입을 막고 있다"라고 말했다.



경기 평택경찰서는 이날 오후 1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고용노동부 등 관계기관과 함께 사고의 원인을 밝히기 위해 3시간여 동안 합동감식을 진행했다.
경찰은 슈거치대 등 타워크레인 설비에 결함이 있었는지, 사고 당시 현장 안전수칙이 잘 지켜졌는지 등을 중점적으로 조사했다.
사고 당시 상황을 재현하기 위해 드론과 3차원(3D) 스캐너도 투입됐다.
3D 스캐너를 이용, 크레인의 무게와 각도 등을 측정하면 사고 지점을 3차원으로 재구성하는 게 가능하다.
또 경찰은 사고 지점인 마스트 상부를 면밀히 감식하기 위해 남아있는 크레인을 해체하기로 했다.



해체 후 정밀감정한 결과가 나오기까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경찰 관계자는 "부품 결함과 작업자 과실 등 사고 원인에 대해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놓고 조사하고 있다"라며 "아울러 지난 9일 국토교통부 주관으로 실시한 안전검사가 적법하게 이뤄졌는지도 함께 살펴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지난 18일 오후 2시 40분께 평택시 칠원동 아파트 공사현장에서 L자형 러핑 타워크레인의 텔레스코핑 케이지가 3m가량 내려앉으면서 그 위에서 작업 중이던 정모(52)씨가 추락해 숨졌다. 다른 작업자 4명은 안전고리에 매달려 추락을 면했으나 부상했다.
stop@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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