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예멘 반군 후티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둘러싸고 중동 라이벌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의 격돌이 다시 한 번 불붙었다.
예멘 반군은 지난달 4일(현지시간) 사우디 수도 리야드 킹칼리드 공항 인근으로 탄도미사일 1발을 쏜 데 이어 19일에는 살만 국왕이 머무는 알야마마 궁을 겨냥해 또다시 미사일을 발사했다.
2015년 3월 예멘 내전이 본격화한 이후 예멘 반군은 미사일을 약 40차례 사우디를 향해 발사했다. 대부분 예멘과 가까운 사우디 남부 지잔 지역이 표적이었다.
비록 사우디군이 미제 패트리엇 미사일로 요격했다고 주장했지만 지난달 4일과 이번에 쏜 탄도미사일로 예멘 반군은 사우디의 내륙 깊숙이 자리한 리야드를 상당히 정밀한 수준으로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줬다.
반군의 미사일 기지가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예멘 북부 국경지대에서 리야드까지 거리는 약 900㎞다.
사우디엔 상당히 위협적인 공격이었던 셈이다.
사우디는 19일 즉시 예멘 반군 근거지를 보복 폭격하면서도 시선은 예멘 반군을 넘어 이란을 향했다.
이들 탄도미사일이 이란제이며, 발사 역시 이란이 개입했다는 것이다.
사우디 정부는 19일 탄도미사일을 요격했다고 발표하면서 '이란의 후티가 쏜 미사일'이라고 지칭했다.
사우디군 대변인 투르키 알말리키 대령은 "후티의 미사일 공격은 이란이 후티를 지원하면서 예멘에 끊임없이 개입한다는 증거"라면서 "이란이 제조한 탄도미사일을 후티를 포함한 여러 테러조직이 보유하는 것은 중동과 국제 안보에 큰 위협"이라고 주장했다.
예멘 반군은 이날 발사한 미사일이 구소련제 미사일을 개량한 '부르칸 H2'라고 발표했다.
이란은 즉시 반박했다.
이란 외무부는 20일 브리핑에서 "이란은 예멘과 그 어떤 무기 거래가 없다"면서 "예멘은 (사우디에 의해) 봉쇄된 탓에 구호품도 예멘에 못 들어가는 마당에 이란이 안사르알라(이란이 후티를 부르는 이름)에 무기를 공급할 수 있는 가능성 자체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예멘 반군은 이전 정부가 남긴 무기로 사우디의 공격에 저항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사우디는 19일 미사일 공격을 받았지만 예멘 공항과 항구를 봉쇄하지는 않겠다고 발표했다. 지난달 4일 미사일 공격 때는 약 2주간 봉쇄를 단행해 국제 구호단체의 비판을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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