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방 안전덮개 '히트', 청렴도 상승도 1위 등 성과 달성"
"재선 출마 여부, 결심서면 적절한 시기에 밝힐 것"
(창원=연합뉴스) 김선경 기자 = 박종훈 경남도교육감은 26일 "내년에는 미래교육과 교육공동체를 키워드로 한 정책을 중점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박 교육감은 이날 연합뉴스와 신년인터뷰에서 "임기 중 무상급식이나 국정 역사교과서 등 문제로 교육 행정력이 낭비된 건 가장 아쉬운 부분"이라고도 말했다.
내년 재선 도전 여부와 관련해서는 "결심이 확고해지면 적절한 시기에 출마 의사를 밝히겠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박 교육감과 문답.
-- 올 한 해 주요 성과를 꼽는다면.
▲ 가장 큰 성과는 수업 혁신이다. 아이들이 잠자던 교실이 참여형 교육공간으로 거듭났다. 교사의 행정업무를 줄이고 수업 혁신 노력이 확산한 결과다.
학생 안전에 대한 성과도 두드러졌다. 가방 안전덮개가 대한민국 안전기술대상 행정안전부 장관상을 받았다.
도교육청이 주도한 미세먼지 대응도 빼놓을 수 없다. 미세먼지 대응 선도학교 운영, 미세먼지 측정기 설치 등 선제 정책을 펼친 데 이어 교실 내 초미세먼지 유지기준 신설도 이끌어냈다.
마지막으로 청렴도 향상이다. 올해 국민권익위 청렴도 평가 결과 종합청렴도(12위→5위) 상승도 1위를 기록했다.
-- 내년 역점 추진 정책은.
▲ 먼저 미래교육이다.
철학과 놀이를 담은 수학교육으로 경남을 '수학교육의 수도'로 만들겠다. 내년 2월 국내 최초로 개관하는 수학문화관을 중심으로 양산, 김해, 진주, 밀양, 거제로 이어지는 수학체험교육벨트를 완성하겠다. 국내외 전문가가 함께하는 수학교육 국제콘퍼런스도 열겠다.
학생들이 상상력과 자질을 펼칠 수 있도록 예술학교, 창원자유학교, 거창연극고 등 다양한 학교 설립도 준비 중이다.
두 번째는 교육공동체다.
2018년에는 양산, 밀양, 남해로 행복교육지구를 확대해 공교육 혁신을 이뤄내겠다. 행복교육지구는 지자체와 교육청이 협력해 학생들이 주인이 되고 학부모와 지역사회가 교육을 지원하는 체제다.
-- 무상급식 등 현안에서 도의회와 갈등을 되풀이하고 있는데.
▲ 각자 역할에 충실하며 정책을 추진한 과정들이 도민들께 의회와의 갈등·반목으로 비춰진 듯해 송구스럽다.
그럼에도 그런 도의회 결정에 아쉬움이 남는 건 사실이다. 향후 도의회와 원활한 소통·협력을 통해 경남교육이 더 발전할 수 있도록 하겠다.
-- 도의회가 세 번 삭감한 급식종사자 밥값 문제는 어떻게 풀어갈 계획인지.
▲ 인건비이기 때문에 의회 승인과 상관없이 지급할 수 있는 돈이었지만 그간 의회 존중 측면에서 동의를 구해왔다.
(세 번이나 삭감된 데다) 체불임금을 계속 가져갈 수도 없는 상황이어서 2018년도 인건비 예산으로 내년 1월 중 최대한 빨리 집행하겠다.
-- 앞서 두 번 부결된 학생인권조례 제정을 최근 다시 추진한다고 발표했는데.
▲ 인권이 존중되는 학교문화 조성은 학생들의 핵심 역량을 기르기 위해 중요하다.
인권친화적 학교문화 조성을 위한 학생인권조례 제정은 외부 전문가와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하는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추진하겠다. 또 도교육청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사항을 준수해 추진토록 하겠다.
인권친화적 교육환경 조성은 학교가 민주주의 교육의 장으로 기능하도록 도와줄 것으로 기대한다.
-- 올 연말 기준 공약 이행 정도를 평가한다면.
▲ 지난 6월 외부평가인 매니페스토평가에서 공약이행완료 부문 '최우수', 종합평가 '우수' 등급을 받았다.
도민 36명이 평가하는 공약사업평가위원회는 올 상반기 공약 이행과 관련, 5점 만점에 4.5점으로 평가했다.
-- 초등학생 가방에 씌우는 안전덮개가 장관상을 받는 등 호평을 받았다.
▲ 걸어다니는 속도제한 표지판인 가방 안전덮개는 도교육청 히트상품이다. 등·하교시 차량 속도제한 스티커를 가방에 붙이는 호주 사례를 국내에서 처음으로 벤치마킹했다.
도교육청이 가방 안전덮개를 만든 이후 광주와 충주에서도 캠페인에 활용했다.
유명 가방 회사의 사은품으로 제공되거나, 어린이 교통안전 교육용 조끼로 활용되는 등 여러 지자체와 시민단체에서 벤치마킹했다.
매년 초등학교 입학생에게 가방 안전덮개를 보급할 계획이다. 또 유치원생을 고려한 안전덮개 디자인 개발에도 나설 계획이다.
-- 2018년은 16대 경남교육감으로 보내는 마지막 해이다. 임기 중 가장 큰 성과와 아쉽게 생각하는 점은.
▲ 취임 이후 교육본질에 충실한 변화를 끌어내려고 노력해왔다.
선생님을 아이들 곁으로 돌려보내기 위한 업무 다이어트를 실시, 업무 630여 건을 폐지·통합·개선했다.
교육본질의 핵심인 수업혁신에 대한 변화는 경남형 혁신학교인 행복학교의 성과에서 나타난다.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 결과 등 40개 항목을 분석한 결과 행복학교 운영이 학업성취도와 학생역량 향상에 긍정적 영향을 준 것으로 확인했다. 민주적 학교문화 조성, 수업·학습 평가, 소통·배려면에서도 일반 학교보다 만족도가 높았다.
2018년에는 행복학교의 일반화를 추진하려고 한다.
아쉬웠던 점이라면 교육 행정력의 낭비를 들고 싶다. 홍준표 전 도지사가 무상급식에 대한 도-교육청의 기존 합의를 무시하고 학교 무상급식 지원을 일방 중단함으로써 엄청난 교육 행정력을 소모했다.
또 국정 역사교과서, 누리과정 예산 부담 문제로 교육 행정력을 소모한 것도 아쉽다.
-- 경남 첫 진보교육감으로서 보수 성향의 도지사와 갈등을 겪기도 했는데 소회는.
▲ 교육은 진보 또는 보수라는 이념으로 나눠 논할 수 없다. 관점이나 철학이 달라도, 서로 토론하고 비판하면서도 도민을 위한 일에는 결국 협치를 이뤄내는 것이 리더의 덕목이다.
아이들이 만들어갈 경남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대승적 차원에서 상대와 협력해 흔들림없는 경남교육을 펼쳐나가겠다.
-- 재선 출마가 기정사실로 된 분위기다. 공식 발표는 아직 하지 않았는데.
▲ 선거까지 6개월 남짓한 시간이 남아 있다. 짧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학교와 학생, 학부모님과 교육가족에게는 긴 시간이다.
재선 출마는 개인적 욕심보다 경남교육을 바라보는 도민과 학부모님, 교육가족들의 기대와 여망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추후 재선 출마의 결심이 확고해지면 적절한 시기에 출마 의사를 밝히겠다.
ks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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