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원인을 알 수 없는 불임(unexplained infertility)은 갑상선 기능 저하 때문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하버드 대학 의대의 신경내분비 전문의 푸네 프라젤리 박사 연구팀은 뚜렷한 이유가 없는데 임신이 잘 안 되는 원인불명 난임은 갑상선 기능 저하와 연관이 있을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사이언스 데일리와 헬스데이 뉴스가 20일 보도했다.
2000~2012년 사이에 보스턴의 파트너스 헬스케어 시스템(Partners HealthCare System) 산하 병원들에서 불임 진단을 받은 여성 239명(18~39세)의 의료기록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프라젤리 박사는 말했다.
이들 여성 중 187명은 원인불명 난임, 52명은 배우자 남성에 원인(극단적인 정자 부족)이 있는 이유 있는 불임이었다. 이들은 모두 멘스 주기가 정상이었고 임신능력 평가도 정상이었다.
그러나 원인불명 난임 그룹은 갑상선 자극 호르몬(TSH: thyroid-stimulating hormone)이 갑상선 기능 저하를 의심케 하는 수준인 2.5mlU/L을 넘는 경우가 27%로 이유 있는 불임 그룹의 13.5%에 비해 2배 많았다.
TSH는 뇌하수체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필요할 경우 갑상선에 호르몬 분비를 늘리라는 명령을 내린다. 따라서 TSH 수치가 높다는 것은 갑상선 기능이 떨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TSH 수치 2.5mlU/L은 정상 범위 내에서 높은 수준으로 갑상선 기능 저하의 초기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일반적으로 TSH 수치가 4.5~5mlU/L 수준에 이르면 갑상선 기능 저하로 진단된다.
이 결과는 TSH가 정상 범위 내 높은 수준일 때 임신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프라젤리 박사는 설명했다.
그러나 이는 둘 사이에 연관이 있다는 것이지 인과관계를 증명하는 것은 아니라고 그는 강조했다.
다음 단계의 연구는 보충제를 통해 갑상선 호르몬이 늘어나게 하면 난임이 해소되는 것인지를 확인하는 작업이 될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이에 대해 뉴욕 마운트 시나이 헬스 시스템 생식내분비-불임치료실장 앨런 코퍼먼 박사는 갑상선 기능 저하 자체보다는 이를 유발한 다른 건강 문제들이 난임의 주범일 수도 있다고 논평했다.
미국 보건부 여성보건국에 따르면 미국 가임 여성(15~44세)의 약 10%가 난임이고 이 중 10~30%는 원인을 알 수 없다고 한다.
이 연구결과는 미국 내분비학회 학술지 '임상내분비학과 대사 저널'(Journal of Clinical Endocrinology and Metabolism) 온라인판(12월 19일 자)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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