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진호 감독, 한지민·박형식 주연…유튜브 등으로 무료상영
(서울=연합뉴스) 이승관 김계연 기자 = 삼성전자[005930]가 저시력 장애인들을 위해 개발한 VR(가상현실) 기기 전용 애플리케이션 '릴루미노'를 소재로 단편영화를 제작, 무료로 공개했다.
사내 벤처육성 프로그램인 'C랩(C-LAB)'을 통해 탄생한 릴루미노는 스마트폰의 후면카메라를 통해 보이는 영상을 다양한 시각장애 유형에 맞춰 변환 처리, 시각장애인이 인식하기 쉬운 형태로 바꿔주는 앱이다.
삼성전자는 21일 서울 잠실 롯데시네마에서 릴루미노 개발자를 비롯한 회사 관계자와 영화제작자, 출연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단편영화 '두 개의 빛:릴루미노' 특별 상영회를 열었다.
영화는 시각장애인 사진동호회에서 만난 남녀가 사진을 완성해가며 서로에게 다가가는 모습을 그렸다.
배우 한지민이 시각장애에도 밝은 미소와 당찬 모습으로 살아가는 아로마 테라피스트 '수영'역을 맡았고, 박형식은 차츰 시력을 잃어가는 피아노 조율사 '인수'역으로 스크린에 데뷔했다.
릴루미노는 두 사람이 서로의 마음을 확인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조연'으로 등장한다.
'8월의 크리스마스', '봄날은 간다', '덕혜옹주' 등으로 '멜로의 거장'이라 불리는 허진호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허 감독은 이날 상영회에 이어 열린 간담회에 참석해 "시각장애인 25만명 중 4만명이 전혀 못 보는 분들이고 21만 명 정도가 저시력 장애라고 한다"며 "이번 영화를 하면서 많은 걸 느끼고 알게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11월 초에 제의를 받아 짧은 시간에 만들었다. 영화를 찍는 게 재밌다는 생각이 오랜만에 들었다"며 "이런 식의 영화를 또 만들어보고 싶다"고 말했다.
아이돌그룹 '제국의 아이들'로 데뷔해 드라마로 활동영역을 넓힌 박형식은 스크린에 처음 도전하며 OST(오리지널사운드트랙) 작업에도 참여했다.
박형식은 "첫 영화를 허진호 감독님, 한지민 선배와 함께하게 돼 영광"이라며 "OST를 불러 행복하지만 작품에 해가 되지는 않는지 걱정된다. 기회가 되면 앞으로도 열심히 해보겠다"고 말했다.
한지민은 "영화를 찍는 내내 보이는 게 얼마나 소중하고 감사한지, 너무 그것에 치중하고 살아가는 건 아닌지 많이 생각했다"며 "영화가 저시력 장애인에게 세상의 빛을 선물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영화는 특별상영회 직후인 이날 오후 3시부터 공식 유튜브 채널(www.youtube.com/twolights)과 네이버 영화 채널을 통해 무료로 공개된다.
또 오는 27일부터는 시청각 장애인을 위한 '배리어 프리' 버전도 함께 공개된다. 배리어 프리(Barrier-Free) 영화는 기존 영화에 음성을 통해 화면을 설명하는 해설과 화자와 대사, 음악, 소리정보를 알려주는 한글자막을 넣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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