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권력기관도 감사해야", 野 "4대강·KBS 감사 부적절"
최재형 "정치적으로 독립해 성역없이 권한 행사하겠다"
(서울=연합뉴스) 한지훈 기자 = 여야는 21일 최재형 감사원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 날카로운 검증 잣대를 들이대기보다는 차분한 정책 질의와 당부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여당뿐 아니라 야당 청문위원들도 "미담이 많더라", "괜찮은 분"이라며 최 후보자를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은 물론 감사원장 임명을 전제로 한 듯 구체적인 사안에 대한 감사 방향을 제시하기도 했다.
돌발상황이 없으면 인사청문보고서 채택과 22일 본회의에서의 임명동의안 표결 처리가 속전속결로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야당 의원들은 청문회에서 이전 보수정권을 겨냥한 감사를 비판함과 동시에 현 정부에 대한 감사를 촉구했다.
자유한국당 송석준 의원은 "문재인 정부가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을 적폐로 규정하고 감사원 감사를 추진하고 있다"며 "자꾸 지난 정부 사업을 다른 기준으로 감사하는 것은 지나친 낭비이고 불필요한 것들"이라고 비판했다.
같은 당의 장석춘 의원은 "KBS 강규형 이사의 업무추진비 사용에 대한 감사는 오해받기 좋다"며 "이 사람이 해임되면 KBS 이사진 구성이 바뀌어 고대영 사장을 해임할 수 있어서 감사원이 '표적 감사'를 했다는 얘기를 듣는다"고 지적했다.
역시 같은 당 소속 윤상직 의원은 "문재인 정부가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비중을 20%로 높이겠다고 한다"며 "이는 좌파 비즈니스에 100년의 기회를 주려는 것으로, 감사원장이 되면 이것부터 감사해 나라가 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반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적폐청산의 연장선에서 감사원의 성역없는 감사를 요구했다.
금태섭 의원은 "감사원이 국가정보원에 대한 감사를 거의 하지 않았다"며 "검찰에 대해서도 일반 행정 업무에 대해 감사만 했다. 한번 깊이 살펴봐 달라"고 당부했다.
표창원 의원은 "지난 정부에서 이미 3차례 이뤄진 4대강 사업에 대한 감사의 경우 여전히 의혹이 가시지 않는 부분에 대해 제대로 감사를 할지 말지는 후보자의 판단에 맡기겠다"면서 "(다만) KBS 감사는 이사가 법인카드로 개밥까지 샀는데 감사원이 눈을 감아야 하나"라고 반문했다.
표 의원은 "감사원장이 정치적 공방에 흔들리면 안 된다"며 "정쟁적 감사 요구를 이겨내 달라고 당부드린다"고 덧붙였다.
최 후보자의 도덕성이나 자질과 관련한 공격적인 질문은 거의 나오지 않았다.
민주당 백혜련 의원은 "칭찬해드릴 부분이 대단히 많은 것 같다"며 최 후보자를 엄호했고, 한국당 윤상직 의원도 "제가 야당 의원이지만 참 그래도 괜찮은 분을 감사원장 후보자로 추천하지 않았는가 생각하고 있다"고 공감했다.
인사청문특위 위원장을 맡은 민주당 우상호 의원은 "감사원 같은 감찰기관은 '옷을 벗을지언정 압력은 이겨내겠다'는 강골 공무원을 많이 만들어 국민의 신뢰를 얻어야 한다"며 "기관장의 의지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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