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민정비서관 "우병우, 문체부 파벌점검…朴, 인사조치 지시"(종합2보)

입력 2017-12-21 19:45  

전직 민정비서관 "우병우, 문체부 파벌점검…朴, 인사조치 지시"(종합2보)
"국정원서 문체부 인사 세평 받은 적 있어…교차 체크 차원"
최순실 국정농단 은폐 의혹은 부인…재판장 "민정실, 제 역할 못 한 것 아니냐"


(서울=연합뉴스) 송진원 이보배 기자 = 우병우(50·구속) 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이 국가정보원 등을 동원해 문화체육관광부 간부 8명을 사찰했다는 의혹을 뒷받침하는 법정 진술이 나왔다.
윤장석(47)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은 2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이영훈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우 전 수석의 직권남용 사건 재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했다.
검사 출신인 윤 전 비서관은 작년 1월부터 올해 5월까지 우 전 수석 밑에서 민정비서관으로 근무한 만큼 이날 증인신문에 관심이 쏠렸다.
윤 전 비서관은 법정에서 작년 3월 우 전 수석으로부터 대통령 지시사항이라며 문화부 소속 8명의 명단을 전달받으면서 파벌을 점검해보라는 지시를 받은 적이 있다고 증언했다.
검찰이 "조사 때 (민정수석실 산하) 특별감찰반 외에 보고서 형태로 세평 보고를 받은 사실이 없다고 했다"고 하자 윤 전 비서관은 "국정원이나 경찰로부터 보고받은 적이 있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무슨 이유로 국정원에 세평 자료를 요구한 것이냐'는 질문에 "대통령에게 보고드리는 것이라, 보다 객관적으로 세평 자료를 교차 체크한 것"이라고 답했다.
윤 전 비서관은 "민정수석실이 문체부 간부들을 점검한 결과는 우 전 수석이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보고했고, 박 전 대통령은 '파벌 해소를 위해 문제 인사들을 본부 외 자리로 인사조치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우 전 수석이 국정원을 통해 문체부 간부 8명을 이석수 전 대통령 직속 특별감찰관 등과 함께 불법사찰했다는 의혹은 현재 검찰이 수사 중이다. 이 의혹으로 우 전 수석은 지난 15일 구속됐지만, 아직 재판에 넘겨지지는 않았다.

윤 전 비서관은 민정수석실이 최순실씨의 국정농단 사건을 은폐했다는 의혹은 부인했다.
그는 "최씨가 대통령과 특별한 관계였는지 몰랐다. 문제가 되면 처벌하면 되므로 평소 살펴볼 필요는 없다고 대통령이 말했다고 우 전 수석에게 들었다"고 증언했다. 이후 의혹 보도가 나온 이후엔 "대통령께서도 최씨에게 속은 거라는 취지로 말씀하셔서 다른 게 있다고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재판장은 이에 "안종범 당시 수석이 재단에 개입됐다는 보도가 나왔는데 최소한 상황 파악조차 안 했다면 진짜 이상하지 않느냐"고 물었다.
또 "수석들이 그에 대해 아는 바가 있었는데도 최순실 개인 부분만 법적 검토를 했다는 게 이해가 안 된다. 민정수석실이 제대로 역할을 못 했다는 데에 의문이 가시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한편 검찰은 지난해 7월 말 특별감찰관실이 우 전 수석 가족회사의 비위의혹을 조사하기 위해 현장조사를 간 날, 윤 전 비서관이 강신명 당시 경찰청장에게 전화한 사실을 공개했다. 특별감찰관실에 파견된 경찰들을 감찰하라고 얘기하려고 강 전 청장에게 전화한 것 아니냐는 게 검찰의 의심이다.
윤 전 비서관은 그러나 "후임 경찰청장이 내정돼 청문회를 준비 중이었다. 다른 업무와 관련해 연락한 것일 뿐"이라고 답했다.
그러자 재판장은 검찰에 "강신명씨를 조사했으면 좋겠다"며 증인 신청 여부를 결정해서 알려달라고 했다.
boba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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