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마친 딸 데리고 친정 찾아 노모 모시고 목욕탕 갔다 참변
(제천=연합뉴스) 김형우 기자 = 하늘도 무심하다는 말 이외에는 달리 표현할 말이 없을 것 같다.
화마가 단란한 3대를 순식간에 집어삼켰다. 화목했던 가정은 한순간에 풍비박산 났다. 홀로 남은 사위이자 남편, 아빠는 받아들이기 힘든 현실에 망연자실했다.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에서 난 화재로 목욕을 갔던 할머니 김모(80)씨와 딸 민모(49)씨, 손녀 김모(19)양이 순식간에 불귀의 객이 됐다.
21일 제천시에 따르면 비극은 3대가 사이좋게 스포츠센터를 찾으면서 시작됐다.
민씨는 지난달 대입 수능을 마친 김양을 데리고 어머니가 있는 친정 제천을 찾았다.
점심을 먹고 오랜만에 목욕탕을 찾은 게 화근이었다.
이들이 목욕탕에 들어간지 얼마 안 된 이날 오후 3시 50분께 스포츠센터에 불길이 치솟았다.
연기는 건물 전체를 뒤덮었고 이들은 몸을 피할 겨를도 없이 죽음을 맞이했다.
이들이 있던 2층 목욕탕에선 무려 20명이 숨을 거뒀다.
출입문이 사실상 고장이 난 상태여서 피해가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순식간에 가족 3명을 하늘로 떠나보낸 유족은 할 말을 잃었다.
할머니 김씨의 시신은 현재 제천 명지병원에 나머지 2명은 제천 서울병원에 각각 안치돼 있다.
유족은 조만간 김씨의 시신을 제천 서울병원으로 옮길 예정이다.
시 관계자는 "너무나 안타까워 뭐라 할 말이 없다"며 "유족에게 위로의 말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이날 화재로 현재까지 집계된 사망자는 29명에 달한다. 이 가운데 6명의 신원은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vodcast@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