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연합뉴스) 강영두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는 앙숙처럼 지내는 밥 코커(공화·테네시) 상원 외교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공감을 표시해 눈길을 끈다.
자신이 직접 비판적인 언론 보도를 직면하고 보니, 트럼프 대통령이 주류 언론을 향해 '가짜뉴스'라는 딱지를 붙이는 심정을 이해하겠다는 것이다.
코커 위원장은 21일(현지시간)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나는 언론을 존중하며 지금껏 '가짜뉴스'라는 말을 해본 적도 없다"면서 최근 자신을 겨냥한 일부 언론의 보도에 억울한 심정을 토로했다.
미 매체 '인터내셔널 비즈니스 타임스'는 최근 코커 위원장이 세제개편(감세) 법안 처리를 반대하다가 찬성으로 돌아선 배경에는 자신의 경제적 이득과 관련 있다는 취지의 보도를 했다.
공화당 상·하원이 최종 법안 마련에 속도를 내던 지난 주말께 코커 위원장이 이 작업을 관할한 오린 해치(유타) 상원 재무위원장에게 편지를 보내 세제개편안에 '특정 조항'이 들어가는지, 아니면 빠지는지를 확인했다는 것이다.
이 조항은 개인사업자에게 소득공제 혜택과 함께 최고 29.6%까지만 세율을 적용하는 새로운 내용이다. 지금까지 미국의 개인사업자는 일반적인 소득세율을 적용받아 최고 39.6%의 세금을 내야 했다.
최종 법안에 이 조항이 포함되면서 부동산 재벌인 트럼프 대통령은 물론 부동산 회사를 보유한 코커 위원장도 큰 혜택을 보게 됐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자신에게 "나는 그런 일을 1년 넘게 겪고 있다"고 말한 사실을 전하면서 "내가 직접 겪어보니 좋지 않았다. 그런 일을 겪는 트럼프 대통령과 다른 사람들에게 새롭게 공감이 갔다"고 말했다.
코커 위원장은 지난 10월 내년 선거 불출마를 선언하고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국격을 떨어뜨리고 있다"며 대립각을 세웠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코커가 하차한 이유는 정말로 간단하다. 당선 가능성이 제로(0)였기 때문"이라는 독설로 보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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