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베이=연합뉴스) 류정엽 통신원 = 대만에서 장제스(蔣介石·1887∼1975) 동상이 수난을 겪고 있다.
특히 탈(脫) 장제스화를 추진하는 내용을 담은 '역사바로세우기' 법안이 이달초 통과되면서 장제스 동상의 수난도 늘어나고 있다.
22일 대만 연합보와 자유시보 등에 따르면 지난 2월 28일 새벽 푸런(輔仁) 대학교에 잠입해 장제스 동상을 훼손한 천(陳) 모씨와 뤄(羅) 모씨 등 4명에 대해 검찰이 전날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검찰은 경찰이 현장에서 증거로 촬영한 녹화화면에 이들이 체포 당시 반항하지 않고 순순히 체포에 응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또 천 씨가 체포 당시 세 글자의 욕을 뱉은 부분이 있었으나 그는 바로 경찰에게 한 말이 아니라 한 순간의 정서적 반응이었을 뿐이라며 불기소 이유를 밝혔다.
검찰은 이어 학교 측도 이들을 고소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사건에 가담한 이들은 "장제스 동상은 권위시대의 상징"이라며 "학교에 있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대만 학교 내 설치된 장제스 동상들이 수난을 겪고 있다. 지난 9월 국립정치(政治)대학교는 교내에 설치된 장제스의 동상 두 개 중 하나를 이전키로 결정했다.
이날 입법원(국회)에서 열린 외교국방위원회의에서는 장제스를 기념하는 중정기념당이 도마 위에 올랐다.
대만 독립성향의 민진당 소속 류스팡(劉世芳), 차이스잉(蔡適應) 위원, 시대역량당 소속 린창쭤(林昶佐) 위원은 국방부가 중정기념당에 의장대를 주둔시키는 것은 '역사바로세우기'에 위배된다고 지적하며 국방부에 철수를 요구했다.
국방부가 파견한 의장대는 중정기념당에서 근위병 교대식과 국기하강식 등을 거행하며 관광객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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