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거상 김만덕 삶 뮤지컬로…문희경·남경주 주연

입력 2017-12-22 17:07  

여성 거상 김만덕 삶 뮤지컬로…문희경·남경주 주연
뮤지컬 '만덕' 1월 26∼28일 초연…"만덕의 삶 통해 제주정신 계승"


(제주=연합뉴스) 전지혜 기자 = 조선시대 여성의 굴레와 한계를 넘어 거상이 됐으며, 흉년에 굶주린 백성을 돕는 등 나눔을 실천한 제주의 대표적인 위인 김만덕(金萬德·1739∼1812년)의 삶을 조명한 창작 뮤지컬 '만덕'이 다음달 처음으로 무대에 오른다.



뮤지컬 만덕은 고난과 역경에 굴복하지 않고 뛰어난 기질을 발휘해 조선 최초의 여성 CEO가 된 김만덕의 일대기와 사랑을 다룬 작품이다.
주인공 만덕은 '제주에서 태어난 여자는 배를 탈 수 없다'는 금기에 맞서 배를 타고 육지로 나가고 싶어 하고, 기녀 신분에도 거상이 되겠다는 꿈을 키워나가는 등 어려움을 맞닥뜨려도 좌절하지 않는다. 조력자인 대행수에게 존경과 연모의 마음을 품게 되는 등 러브라인도 펼쳐진다.
만덕 역은 배우 문희경이 맡았다. 제주 출신인 그는 나인·메노포즈·맘마미아 등 여러 뮤지컬에 출연했고 2004 한국뮤지컬대상 여우조연상을 받는 등 인정받아왔으며, 이번 작품으로 10년 만에 다시 뮤지컬 무대에 오른다.
만덕이 상인으로 거듭나기까지 뒤에서 묵묵히 돕는 조력자 대행수 역에는 국내 최고의 뮤지컬 스타로 꼽히는 남경주가 캐스팅됐다.
당차고 호기심 많은 '소녀 만덕'은 오소연, 만덕의 소꿉친구이자 대행수 곁을 지키는 '경'은 장우수, 만덕의 운명을 예언하는 '매인심방'은 제주 출신 배우 김난희, 제주 기생들의 수장 '월중선'은 길성원이 각각 맡았다.
서울과 제주 오디션을 통해 발굴된 배우 26명도 합류해 옛 제주도민의 모습을 생생히 그려낸다.
제작에는 국내 최고 크리에이티브팀이 총출동했다. 연출은 서울시립뮤지컬단 예술감독을 역임한 김덕남 감독, 대본은 뮤지컬 영웅, 윤동주 달을 쏘다 등 여러 명작을 만든 한아름 작가가 맡았다. 장소영 음악감독이 작곡에 참여했고 신선호 안무가가 안무를 맡았다.



뮤지컬 만덕은 내년 1월 26∼28일 사흘간 제주아트센터에서 처음 무대에 오른다.
초연을 한 달여 앞둔 22일 제주아트센터에서는 뮤지컬 만덕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는 '저 바다 건너', '만덕의 지혜', '스스로 답을 찾아야 하네' 등 주요 곡 시연이 펼쳐졌고, 배우와 제작진이 참여한 가운데 간담회가 진행됐다.
문희경은 "제주에서 나고 자랐기 때문에 만덕의 삶을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고, 저 역시 어릴 때 만덕처럼 이 섬을 떠나고 싶을 때도 있었다"며 "제주뿐 아니라 전국에서 이 작품을 많이 보시길 바란다. 시대가 필요로 하는 인물상을 담고 있어서 많은 분이 공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남경주는 "제주를 사랑하고 자주 오는데 이번에 김만덕의 일생을 뮤지컬로 함께 하게 돼 기쁘다"며 "이 작품을 통해서 김만덕의 일생이 얼마나 훌륭했는지 널리 알려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아름 작가는 "자료 조사를 하면서 김만덕의 삶에 많은 감동을 받았다. 나보다 어려운 사람을 위해 사는 모습, 신분과 계층을 뛰어넘으려는 의지는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신념으로 삼아도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한편으로는 제주의 많은 역사적 아픔이 문화로 치유됐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고 말했다.
김덕남 감독은 "이 공연을 통해 제주가 행복하고 낭만적인 섬이라는 점 외에 문화적으로도 풍족한 삶을 누릴 수 있는 곳이라는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열심히 작품을 만들어보겠다"고 밝혔다.
고경실 제주시장은 "제주에 관광객이 많이 오고 새로운 시민도 계속 유입되면서 제주인의 정체성을 어떻게 계승해야 할지 고민하다가 우리의 선조인 만덕 할머니의 삶을 제주정신으로 부각해보자는 생각에서 뮤지컬 제작을 추진하게 됐다"며 "훌륭한 대작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김만덕은 비천한 기녀에서 조선 최고의 거상으로 거듭난 실존 인물이다.
김만덕은 조선 후기 1794년(정조 18년) 제주에 흉년이 들자 전 재산을 털어 사들인 곡식을 나눠줌으로써 굶주림에 허덕이던 백성을 구했다. 이를 전해 들은 정조는 김만덕을 궁으로 불러 그의 소원이던 금강산 유람을 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내의원(內醫院)에 속한 여의(女醫) 가운데 으뜸인 '의녀반수'(醫女班首)라는 벼슬을 내렸다.
이후 가난한 집안 출신에다 전직 기생이었던 여성을 사대부들이 앞다퉈 칭송했다. 당시 좌의정이던 채제공(蔡濟恭)은 '만덕전'을 지어 그녀에게 전달했다. 추사 김정희도 '은광연세'(恩光衍世·은혜로운 빛이 여러 세대로 이어진다)라는 글을 지어 김만덕의 선행을 찬양했다. (공연 문의: ☎02-497-0903∼4)
atoz@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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