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부회장 1심서 징역 5년…김승연 한화회장 징역 4년
정태수 전 한보 회장 징역 15년, 김우중 전 대우 회장 징역 8년6월
(서울=연합뉴스) 박성진 기자 = 신격호(95)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22일 배임과 횡령 혐의로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으면서 재벌총수들의 법정 잔혹사가 다시 관심을 끌고 있다.
신격호 삼부자가 법정에 섰으며 이 가운데 신 총괄회장은 징역 4년 및 벌금 35억원을 선고받았으나 건강상의 이유로 법정 구속을 면했다.
하지만 1948년 도쿄에서 껌 회사인 ㈜롯데를 창업해서 올해 4월 123층 국내 최고층 건물인 잠실 롯데월드타워를 개장하기까지 확대일로를 걸어온 신 총괄회장의 화려한 경영 이력에는 오점을 남기게 됐다.
주요 대기업 총수들은 이미 한 차례 이상 비자금이나 조세포탈, 배임 또는 횡령 등의 혐의로 처벌을 받는 등 법원·검찰과 악연이 깊다.
23일 법조계와 재계에 따르면 가장 최근 사례로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꼽힌다.
이 부회장은 '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돼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 씨에게 거액의 뇌물을 건넨 혐의로 지난 2월 구속됐다.
1938년 대구 '삼성상회'로 삼성이 출범한 후 삼성그룹에서 구속된 첫 총수다.
지난 8월 1심 재판부는 뇌물 공여, 횡령 등의 혐의를 인정해 징역 5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이 부회장의 아버지인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도 김용철 변호사의 양심선언으로 배임·조세포탈 혐의가 드러나면서 불구속 기소돼 2008년 서울중앙지법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았다.
이 회장은 노태우 전 대통령 비자금 사건으로 기소된 1996년에는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받았다.
2013년에는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횡령·배임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1·2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그는 대법원 파기환송을 거쳐 2015년 징역 2년 6개월에 벌금 252억원이 확정됐다. 하지만 건강 악화로 형집행정지 등을 반복하다가 지난해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풀려났다.
사면 이후 이 회장은 지난 5월 4년 만에 경영 일선에 공식 복귀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수백억원의 계열사 자금을 횡령한 혐의로 2013년 1월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그는 2014년 대법원에서 징역 4년이 확정됐으나 복역 2년 7개월만인 2015년 8월 광복절 특사로 석방됐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유독 검찰 및 법원과 악연이 깊은 재벌총수다.
김 회장은 20여 년에 걸쳐 5번 검찰 조사를 받았다.
그는 1993년 불법 외화유출 혐의로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에 구속됐다. 2004년 8월엔 당시 한나라당 정치인에 불법 정치자금 10억원을 제공한 혐의가 드러나 수사 끝에 불구속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듬해에는 '대한생명 인수 로비 의혹'에 연루돼 검찰 수사를 받았다. 그는 압수수색, 검찰 소환 등을 겪었으나 증거 부족으로 기소되지는 않았다.
2007년 6월에는 사회적으로 큰 파문을 일으킨 '보복 폭행' 사건으로 구속기소됐고, 2011년 1월엔 부실 계열사를 부당지원해 회사에 손해를 끼친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김 회장은 2012년 8월 1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지만, 항소심 재판 중이던 2013년 1월 건강 악화를 이유로 구속집행정지를 받아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았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비자금 조성 지시 및 경영권 승계 비리 등으로 아들 정의선 현 현대차 부회장과 함께 2006년 대검찰청에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됐다.
정 회장은 소환 조사 사흘 후에 전격 구속수감됐다가 법원에 신청한 보석이 허가되면서 두 달여 만에 석방된 바 있다.
정 회장은 재판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았다.
4대 그룹 가운데서는 유일하게 LG그룹 총수만 그동안 검찰과 법원의 칼날에서 비켜나 있었다.
2000년 이전에는 전두환 정권 시절 최고 실세로 알려졌던 정태수 전 한보그룹 회장이 기업 비리와 불법 정치자금 지원 등으로 1997년 징역 15년을 선고받았다. 재벌총수로서는 최고형이었으나 그는 2002년 말 특별사면돼 일본으로 도피성 출국을 했다.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은 21조원대 분식회계와 9조9천800억원대 사기대출 사건으로 2006년 1심에서 징역 10년, 추징금 21조4천484억원을 선고받았다. 항소심에서 징역 8년6월, 추징금 17조9천253억원으로 감형됐으며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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