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내일 건물 소유주 조사…현장 감식서 CCTV·블랙박스 확보
인명 수색작업 사실상 마무리…사망 29명, 부상 31명 잠정 확정
(제천=연합뉴스) 윤우용 전창해 김형우 기자 = 29명의 희생자를 낸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대형화재의 원인 파악을 위한 경찰 수사가 속도를 내고 있다.
충북지방경찰청은 이번 사고와 관련 지방청과 제천경찰서 수사 인력 78명을 투입, 제천서에 수사본부를 설치·운영 중이다.
수사본부는 22일 안정을 찾은 부상자와 주요 목격자 등을 상대로 사고 당시 상황 파악에 주력했다.
또 이번 화재로 부상해 병원에 입원 중인 건물주 이모(53)씨를 이르면 오는 23일께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할 예정이다.
이씨는 지난 8월께 경매를 통해 이 건물 전체를 인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리모델링을 거쳐 지난 10월께부터 건물 내 사우나와 헬스장 시설의 운영을 재개했는데, 불과 2개월 만에 참사가 발생했다.
경찰은 이씨를 상대로 안전시설 설치 및 관리 상태, 소방점검, 불법증축 여부 등을 집중 추궁할 방침이다.
이날 오전부터 경찰 주관으로 소방청, 검찰,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가스안전공사, 한국전력 등 6개 기관의 합동 현장 감식이 이뤄졌다.
검찰은 양재혁 청주지검 제천지청장을 팀장으로 검사 6명으로 구성된 수사팀을 꾸리는 한편 대검 화재 전문 감식관을 감식팀에 파견했다.
감식팀은 이날 발화지점으로 지목된 1층 필로티 주차장 천장을 집중적으로 살폈다.
이 과정에서 건물 내 CCTV 8점과 주차장에 세워져 있던 차량의 블랙박스 4개를 수거해 국과수에 보냈다.
CCTV는 화염으로 인한 훼손 정도가 심해 복원 가능성이 희박한 반면 차량 블랙박스 일부는 복원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를 건다고 감식팀은 전했다.
감식팀은 오는 22일에도 오전과 오후로 나눠 감식에 나선다.
2차 감식에서는 불에 탄 주차장 내 차량과 발화물 흔적 찾기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경찰수사본부 관계자는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건물주를 상대로 병원 출장 조사를 검토하고 있다"며 "감식 역시 조속히 화재 원인을 규명하도록 현장 곳곳을 샅샅이 훑겠다"고 말했다.
화재 현장의 인명수색 작업은 이날 사실상 마무리됐다.
이번 불로 변을 당한 사망자 수는 모두 29명으로 잠정 확정됐다.
소방당국은 전날 오후 11시 30분까지 두 차례 걸친 집중 수색 끝에 시신 29구를 발견했다.
이후 이날 오후까지 6차에 걸쳐 인명수색을 벌였지만 추가 사망자는 발견되지 않았다.
소방당국은 최소 인력만 남기고 사고 현장 상황에 맞춰 부분 수색을 이어가기로 했다.
지난 21일 오후 3시 53분께 제천시 하소동에 있는 이 스포츠센터에서 발생한 대형화재로 29명이 숨지고, 31명이 다쳤다.
2008년 경기도 이천 냉동창고(40명 사망) 화재 이후 9년 만에 가장 많은 희생자가 발생한 화재 참사다.
소방당국은 9층짜리인 이 건물 1층 주차장 천장 배관 열선 설치 작업 중 발화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불은 필로티 구조의 건물 주차장 내부 차량 15대와 외부 차량 1대를 태우고 가연성 외장재인 외벽 드라이비트를 타고 순식간에 9층까지 옮아붙었다.
소방당국은 이런 상황을 CCTV를 통해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jeon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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