黨선관위, 의결정족수 없이 '유효투표 과반' 재신임 결정 방침
박지원 "안철수 구정치, 구태·악태 정치"…조배숙 "원천무효"
(서울=연합뉴스) 설승은 기자 = 국민의당 선거관리위원회가 바른정당과의 통합에 대한 전(全)당원투표 유효 조건을 의결정족수 없이 유효투표수 과반으로 확정하자 당내 반발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통합 반대파는 당헌·당규상 투표 참여율이 전체 당원의 3분의 1을 넘겨야 유효하다며 문제를 제기하고 있지만, 안 대표 측은 당무위 의결로 실시되는 투표의 경우 이런 의결정족수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국민의당 선거관리위원회는 22일 2차 전체회의를 열어 바른정당과의 통합 찬반과 관련한 안철수 당대표 재신임을 묻는 전당원투표에 대한 시행세칙을 결정했다.
전당원투표 결과는 케이보팅(K-voting·온라인투표)·ARS의 유효 투표 결과를 합산해 환산하되, 당대표·최고위원 선출 때와 마찬가지로 유효투표수의 과반으로 재신임 여부를 확정하고, 투표결과를 즉시 공표하기로 했다.
재신임을 묻는 투표 문항 내용은 '국당과 바당의 통합을 추진하고 있는 안철수 대표의 재신임을 묻겠습니다. 재신임에 찬성하십니까? 반대하십니까?'로 결정했다.
이날 안 대표의 비서실장인 송기석 의원은 의원총회에서 당헌·당규를 검토한 뒤 전당원투표도 투표참여율 3분의 1을 규정한 당규 25조를 적용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해 안 대표 측이 반대파의 의견을 수용할 지가 관심사였다.
하지만 선관위는 전날 당무위 의결 내용과 마찬가지로 당대표·최고위원 선출 때와 같은 규정을 적용하기로 하면서 통합 반대파는 자의적인 해석이라면서 거세게 반발, 당분간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박지원 전 대표는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만약 당 중앙선관위장 해석대로 당헌·당규를 무시·위반하고 전당원 투표를 한다면 이는 신판 '안철수식 이승만 사사오입 개헌'"이라면서 "또한 셀프 해석·셀프 신임을 받으려는 탐욕으로 법도 원칙도 무시한 폭거적 발상이다. 안철수 새정치는 안철수 구정치, 구태·악태 정치를 보여 주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조배숙 의원도 선관위 결정에 입장 문을 내어 "한 마디로 위인설법이고, 견강부회"라면서 "안건 채택을 위한 전당원투표에 의사정족수를 제한하지 않는다는 중앙당 선관위의 결정은 당헌·당규를 위반한 것으로 원천무효"라고 강조했다.
반대파 측은 선관위원들 대부분이 안 대표 측 인사들로 규성된 점도 지적하고 있다.
특히 선관위원장인 이동섭 의원과 부위원장인 신용현 의원, 위원 중 김삼화·채이배 의원, 고연호 사무부총장 등 선관위 구성원 대부분이 '친안'으로 분류되는 인사들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하지만 안 대표 측은 문제될 것이 전혀 없다는 입장을 고수 하고 있다.
선관위 관계자는 "'3분의 1' 의결정족수를 제한한 당규 25조는 일반 당원들 개인들이 투표를 요구 했을 때만 적용되며, 이번 경우에 적용될 수 없다"라며 "최고 의결기구인 당무위를 통과한 전당원투표의 경우 당규가 없어 이는 중앙당 선관위가 시행 세칙으로 정하는 것이 맞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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