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서 양자 정상회담…아바스, 마크롱에 "신뢰하고 존중한다"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이스라엘 총리와 파리에서 만난 지 열흘여 만에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과 양자 정상회담을 하고 미국의 결정을 비판했다.
마크롱은 내년에 팔레스타인을 방문하겠다고 밝히는 등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문제에서도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수반은 22일(현지시간) 마크롱 대통령과 파리에서 정상회담을 한 뒤 기자회견에서 "미국은 평화협상에서 정직하지 않은 중재자임이 확인됐다. 우리는 더는 미국이 제시하는 어떤 계획도 수용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아바스 수반은 특히 중동 문제에서 존재감을 높이고 있는 마크롱 대통령에 대한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우리는 당신을 신뢰한다. 당신의 노력을 굳게 믿으며 또한 존중한다"고 마크롱을 치켜세웠다.
마크롱 대통령은 프랑스는 중동 평화협상을 진전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내년에 팔레스타인을 방문하는 등 프랑스와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와의 접촉면을 넓혀가겠다"고 화답했다.
마크롱은 기자회견이 끝나고 트위터에서도 "예루살렘을 두 국가의 수도로 하는 가운데, 팔레스타인이 안전하고 공인된 국경의 테두리에서 이스라엘과 마주한 채 생존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프랑스는 미국이 먼저 중동 평화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는 입장을 내세워 프랑스 정부 주도의 중동 이니셔티브는 없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다만, 마크롱은 이날 회견에서 미국이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하겠다는 선언을 비판하면서도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하는 방안은 일단 배제했다. 프랑스가 팔레스타인을 독립국으로 승인할 경우 이스라엘의 강한 반발에 직면해 중동의 불안이 더 심화할 가능성이 우려된다는 이유에서다.
이날 마크롱과 아바스의 양자 정상회담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파리를 방문한 지 12일 만에 이뤄졌다.
당시 네타냐후 총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라고 선언한 일을 '역사적'이라고 칭송하고 팔레스타인인들을 향해 "평화로 나아가려면 현실을 알아야 한다"고 충고했다.
그러나 마크롱은 당시 네타냐후의 면전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은 국제법에 어긋나고 평화협상에도 위험하다. 네타냐후 총리가 팔레스타인인들을 다루는데 용기를 보여주기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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