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에 신변보호 요청…"적극적인 치료 위해 큰 병원 간 것"
(제천=연합뉴스) 이승민 기자 =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당시 구조된 건물 소유주 이모(53)씨는 제천에서 40㎞ 떨어진 원주 기독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왔다.
23일 충북소방본부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 21일 화재 당신 스포츠센터 건물 7층 발코니에서 민간 사다리차에 의해 구조됐다.
이씨는 불이 나자 1층부터 8층까지 돌며 '대피하라'고 소리친 뒤 7층에 고립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연기를 마신 이씨는 오후 5시께 구조돼 119구급대에 의해 제천서울병원으로 옮겨졌다.
이 병원에서 이씨는 다른 부상자 10여명과 함께 응급치료를 받은 뒤 일반병실로 옮겨졌다.
당시 제천서울병원에는 화재 희생자 13명의 시신이 안치돼 있었다. 장례식장 2층에는 유가족 100여명이 모여 있었다.
이씨는 이날 오후 11시께 제천서울병원측에 다른 병원으로 옮기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제천서울병원 관계자는 "환자와 보호자가 적극적인 치료를 위해 상급병원으로 가고 싶다고 구급차를 제공, 이송시켰다"고 설명했다.
충북소방본부는 이씨는 단순이 연기를 흡입한 정도여서 부상이 심하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스포츠센터 화재 사건을 수사하는 제천경찰서는 화재 당일 이씨를 상대로 화재 경위 등을 확인했다.
경찰은 23일 불이 난 건물의 소방안전관리 책임이 있는 이씨에 대한 추가 조사를 벌일 계획이다.
이씨는 지난 8월 경매를 통해 이 건물 전체를 인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기본적인 현황은 이미 구두로 물어서 확인한 상태지만, 사상자가 많이 발생한 사고인 만큼 조사를 늦출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오늘 중으로는 병원을 찾아 가서라도 조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건물의 불법 용도 변경 여부, 스프링클러 작동 여부 등 과실이 있는지 조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30일 이 건물에 대한 소방시설 점검에서는 스프링클러 설비 누수와 보조펌프 고장 등이 지적되기도 했다.
이씨는 현재 경찰에 신변보호요청을 한 상태다.
지난 21일 오후 3시 53분께 이 스포츠센터에서 발생한 대형화재로 29명이 숨지고, 29명이 다쳤다.
2008년 경기도 이천 냉동창고(40명 사망) 화재 이후 9년 만에 가장 많은 희생자가 발생한 화재 참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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