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 위해 브라질로"…국경 넘는 베네수엘라 여성 급증

입력 2017-12-25 00:15   수정 2017-12-25 00:17

"출산 위해 브라질로"…국경 넘는 베네수엘라 여성 급증
올해 1∼11월 출산 여성 500여명…작년 288명보다 배 가까이 늘어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통신원 = 극심한 정국 혼란과 경제난을 피해 출산을 위해 브라질 국경을 넘는 베네수엘라 여성이 갈수록 늘어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24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브라질 북부 호라이마 주 보건 당국은 올해 1∼11월에 주 정부가 운영하는 산부인과 전문 병원에서 출산한 베네수엘라 여성이 500명을 넘는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259명과 비교하면 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이 병원에서 1∼11월에 출산한 여성은 모두 8천517명이며, 이 가운데 베네수엘라 여성은 5.8%를 차지한다.



베네수엘라 여성 카르멘(24)은 임신 7개월 상태에서 가족과 함께 버스와 택시를 갈아타면서 1천㎞가 넘는 길을 달려 이틀 만에 호라이마 주의 주도(州都)인 보아 비스타를 찾아 출산했다.
카르멘은 "베네수엘라에서는 의약품이 절대 부족하거나 적절한 의료 서비스가 이루어지지 않아 정상적으로 출산할 수 없을 것으로 걱정돼 국경을 넘었다"고 말했다.
호라이마 주는 베네수엘라를 탈출하는 주민들이 주로 몰려드는 곳이다. 특히 보아 비스타에서 북동쪽으로 212㎞ 떨어진 파카라이마 시에는 베네수엘라인이 3만 명을 넘는 것으로 파악됐다.
호라이마 주 외에 아마조나스 주에서도 출산을 위해 국경을 넘어온 베네수엘라 여성이 지난해 11명에서 올해는 48명으로 늘었다.
비정부기구(NGO)인 베네수엘라 보건관측소의 마리아넬라 에레라는 "현재 베네수엘라에는 모든 것이 부족하기 때문에 출산을 앞둔 여성들이 브라질이나 콜롬비아로 긴 여행을 가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식량 부족과 살인적인 인플레이션 때문에 베네수엘라에서 어린이 사망자가 급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는 베네수엘라 17개 주(州) 21개 공립병원 의료진들을 인터뷰한 리포트를 통해 "영양실조로 인한 어린이 사망이 기록적으로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또 영양실조에 걸린 어린이 환자들이 병원의 수용 능력을 넘어서면서 일부 아동병원에서는 강제 퇴원시키는 사례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fidelis21c@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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