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원 경우 보수 훨씬 높아…"온종일 서 있고, 행인들 괴롭힘도"
(시드니=연합뉴스) 김기성 특파원 = 건설현장 부근에서 교통 통제원으로 일하며 수분 간격으로 끊임없이 안내판의 방향을 바꾸는 직업이 일부 사람에게는 견딜 수 없는 일자리일 수 있다.
하지만 호주에서는 막상 그 일자리의 보수를 듣게 되면 입이 떡 벌어질 수 있다고 호주 언론이 25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뉴사우스웨일스(NSW)주의 건설삼림광산에너지노조(CFMEU) 소속 교통 통제원으로 일하는 30세 여성 에이미 도셋은 연간 13만 호주달러(1억1천만 원)를 번다.
이런 보수는 통상 간호사 6만5천 호주달러(5천500만 원), 소방관 7만1천 호주달러(약 6천만 원), 경찰 7만 호주달러(5천900만 원)의 거의 배 수준이다.
건설경기 호황으로 일감이 이어지고 있고, 교통 통제원으로 일하기 위한 교육 기간도 채 1주일 미만에 불과하다.
도셋은 "내가 얼마를 버는지를 다른 사람에게 말하면 '어디로 가서 신청할 수 있지?'라는 질문이 돌아온다"라고 말했다.
그가 받는 보수는 시간당 42.25 호주달러(3만5천 원)에다 CFMEU 노조원으로서 22 호주달러(1만 9천 원)의 식대와 시간당 최대 약 4 호주달러(3천400 원)의 현장 수당이 더해진다. 멀리 떨어진 곳에서 일하면 45 호주달러(3만8천 원)의 교통수당이 추가된다.
10시간 이상을 일하게 되면 2배의 시간 외 수당도 적용된다.
도셋은 8년을 일한 서비스 업종을 떠나올 때 전혀 망설임이 없었다며 일하는 동안 "항상 무엇인가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지루할 틈이 없다"라고 말했다.
도셋은 또 종종 길을 지나던 사람들로부터 시달림이나 희롱을 당하는 것과 관련해서는 "피할 수 없는 일"이라며 "무시할 뿐이며, 일의 일부"라고 말했다.
NSW주 CFMEU 간부인 브라이언 파커는 교통 통제원 일부는 연간 18만 호주달러(1억5천만 원)를 버는 사람도 있다고 말했다.
파커는 하는 일에 비해 급여가 너무 많다는 지적에 "날씨와 관계없이 온종일 밖에 서 있고, 행인들로부터 괴롭힘도 당한다"며 그들은 여기저기 옮겨 다니며 일을 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CFMEU 소속 교통 통제원 보수는 내년 3월부터 3.5% 오른다.
이런 사정 탓인지 젊은 여성 교통 통제원 수도 부쩍 늘고 있다.
다른 쪽에서는 교통 통제원들의 보수 수준이 너무 높고, 특히 CFMEU 노조원에게는 과하다는 지적도 끊이질 않는다. CFMEU와 관계 없는 민간현장 교통 통제원들은 연간 7만 호주달러의 보수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구한 한 회사 소유자는 "CFMEU가 고용자들에게 지급을 요구하는 수준은 한편의 소극"이라며 거의 협박으로 억지로 뜯어가는 셈이라고 비난했다.
시드니에 신공항이 건설 예정인 데다 시드니 자체 인구가 2056년까지 현재 약 500만 명에서 800만 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교통 통제원 수요는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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