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각·자질 타고났지만 아직은 초등생"
"파괴력, 포핸드 보완하고 고급 기술도 습득해야"
(서울=연합뉴스) 김태종 기자 = "초등생이 32강까지 오른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아버지보다 더 침착성을 지녔다", "공을 갖고 놀 줄 안다"
22일부터 대구실내체육관에서 열리고 있는 제71회 전국남녀종합탁구선수권 대회에서는 한 초등학생 선수가 선보인 기대 이상의 활약에 이목이 쏠렸다.
초등학교 5학년인 오준성(오정초 5년)이 고등학교와 실업팀 소속 형들을 누르고 남자 단식 3회전에 오른 것이다.
지난 23일에는 단식 1회전에서 고교생(3-2)을, 24일 2회전에서는 실업팀 소속 선수(3-1)를 격파했다.
오준성의 활약은 25일 3회전에서 끝났지만, 초등학생이 보여준 깜짝 실력은 탁구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많은 화제가 됐다.
초·중·고, 대학, 일반 구분 없이 남녀 각각 일인자를 가리는 국내 최고 권위의 탁구 대회에서 초등생이 3회전에 오른 것은 오준성이 처음이고, 초등학생이 실업선수를 꺾은 것 역시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김택수 한국 탁구대표팀 감독은 "초등학생이 실업선수를 꺾고 32강에 오른다는 것은 기적 같은 일"이라며 "나도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상은 코치(미래에셋대우) 아들이어서 잘하는 것은 알고 있었는데, 이렇게까지 할 줄은 몰랐다"고 했다.
오상은 코치는 2000년부터 2012년까지 올림픽에 4번 출전했고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는 단체전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 감독은 이어 "(오준성의) 감각과 유연성은 타고났다"며 '부전자전'이라고 했다.
1988년 서울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유남규 감독은 "공을 갖고 놀 줄 안다"며 "언제 세게 치고, 약하게 칠지 감각은 고등학생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탁구대표팀 총감독을 지낸 강문수 대한탁구협회 부회장 역시 "초등학생답지 않게 공격과 수비의 안정도가 높고, 매우 침착하다"며 "오히려 아버지(오상은)보다 더 침착한 면이 있다"고 말했다.
한국 남자탁구의 미래를 짊어지고 갈 자질은 충분히 갖췄다는 것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오준성의 대성 가능성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면서 단점을 보완하고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강문수 부회장은 "지금도 잘하고 있지만 좀 더 지금 지켜봐야 한다"며 "백핸드나 침착성은 대성의 자질을 갖췄는데, 포핸드가 어느 정도 발전하느냐가 대성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택수 감독은 "더욱 성장하려면 더 날카롭게 치는 부분이 필요하다"며 "지금의 부드러움 외에 파괴력이나 날카로움이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유남규 감독은 "아직 초등학생이기 때문에 대성까지는 뭐라고 말하기 어렵다"며 감각도 근성도 좋아서 앞으로 고급 기술을 가르쳐 줄 수 있는 좋은 지도자를 만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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