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브란스, 소아 심장병에 '인공심장' 이식 첫 성공

입력 2017-12-25 19:00   수정 2017-12-25 19:33

세브란스, 소아 심장병에 '인공심장' 이식 첫 성공
<YNAPHOTO path='C0A8CA3D000001608D3A027D0000C075_P2.jpeg' id='PCM20171225000025017' title='세브란스병원 전경' caption='[홈페이지 캡처]' />
'특발성 제한 심근병' 2살 환아에게 보조장치 이식
의료진 "향후 뇌사자 심장이식 받아야 완치 가능"

(서울=연합뉴스) 김민수 기자 = 세브란스병원은 심장의 좌심실과 우심실이 제 기능을 못 하게 된 환아 A(2)군에게 '인공 심실보조장치' 이식술을 지난달 성공적으로 시행했다고 25일 밝혔다.
세브란스병원에 따르면 지난 2016년 7월 태어난 A군은 출생 당시에는 큰 문제가 없었지만, 점차 배에 복수가 차는 등 몸에 이상 징후가 관찰됐다.
병원 측이 A군을 진찰해 본 결과, 알 수 없는 원인으로 심장 근육이 약해지고 점차 굳어지는 '특발성 제한 심근병'으로 판명됐다.
이 질환은 심장의 수축과 이완 작용을 방해해 혈액순환에 지장을 주는 희귀병이다.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으면 심장 내 압력이 높아지고, 신체 내 다른 장기에도 나쁜 영향을 끼쳐 심장 이식을 받지 않으면 사망에 이를 수 있다.
박영환 심장혈관외과 교수를 중심으로 한 세브란스병원 의료진 15명은 A군에게 심장 이식을 하기 전에 좌심실·우심실을 대신하는 보조장치부터 이식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병원 측은 소아 심장 이식은 뇌사자 심장을 구하기가 워낙 어려워 대기하는 동안 A군의 상태가 더 악화할지도 모르기 때문에 수술을 진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환자 주치의를 맡은 박 교수는 "환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인공심장'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지만, '심실보조장치'가 정확한 표현"이라며 "동맥과 직접 연결된 심실에 문제가 생겼을 때 주로 심실보조장치 이식술이 시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A군은 심장의 한쪽이 아닌 좌·우 양쪽 심실에 모두 인공 심실보조장치를 이식하는 수술을 받게 됐다.
병원 관계자는 "영유아를 대상으로 하는 인공 심실보조장치 이식술 자체도 국내 최초지만, 좌·우 양쪽 심실에 이식하는 사례도 이번이 처음"이라며 "그동안 성인에게 한쪽 인공 심실보조장치 이식술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고 전했다.
약 7시간에 이르는 큰 수술은 성공적이었다. 수술 후 한 달이 지난 현재 A군은 걷기연습 등을 할 정도로 상태가 호전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인공 심실보조장치는 말 그대로 '보조장치'이기 때문에 A군이 완전히 낫기 위해서는 뇌사자 심장 이식을 받아야 한다.
병원 관계자는 "소아 뇌사자 심장을 구하기가 쉽지는 않지만, A군을 위해 수소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A군 부모에게 1억5천만원에 달하는 치료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방법을 병원 측이 알아보고 있다"면서 " A군을 돕기 위한 노력에 많은 이들의 관심 바란다"고 당부했다.
km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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