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온두라스·루마니아·남수단 등과 대사관 이전 논의"
(예루살렘·라말라 AFP=연합뉴스)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한다는 미국의 선언 이후 이스라엘이 최소 10개 국가와 해당국 이스라엘 대사관의 예루살렘 이전 문제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접촉하고 있다고 치피 호토벨리 이스라엘 외무차관이 25일(현지시간) 밝혔다.
호토벨리 차관은 이날 국영 라디오 방송에 이같이 밝히고 접촉 국가 중에는 유럽 국가도 일부 있다고 말했다.
호토벨리 차관의 이번 발언은 과테말라가 자국 이스라엘 주재 대사관을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옮기겠다고 발표한 이튿날 나왔다.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한다는 미국의 일방적 선언에 동참한 국가는 과테말라가 처음이다.
호토벨리 차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선언은 이 같은 움직임의 "물결을 일으킬 것"이라면서 "지금까지 우리는 고작 그 시작을 봤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호토벨리 차관은 대사관 이전 문제를 논의한 국가가 어디인지 밝히지 않았으나 국영 라디오는 이스라엘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온두라스, 필리핀, 루마니아, 남수단이 대사관 이전을 고려하는 국가 중 일부라고 전했다.
현재 예루살렘에 대사관이 있는 국가는 없으며, 각국은 이스라엘의 상업 수도인 텔아비브에 대사관을 두고 있다.
팔레스타인 외무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과테말라 대사관의 예루살렘 이전 결정은 "수치스럽고 불법적인 행위"라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일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공식 선언하고 주이스라엘 미국대사관의 예루살렘 이전을 지시해 팔레스타인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반발을 샀다.
예루살렘은 이슬람교, 유대교, 기독교 등의 성지로, 국제법상 어느 국가에도 속하지 않는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모두 예루살렘을 자신들의 수도라고 주장하고 있다.
유엔총회는 지난 21일 트럼프 행정부의 결정을 정면 반박하는 내용의 '예루살렘 결의안'을 압도적인 지지로 통과시켰다.
예루살렘 지위에 대한 어떤 결정도 거부하는 내용으로, 한국과 유럽 각국, 일본, 중국을 비롯한 128개국이 찬성했고, 미국과 이스라엘, 과테말라 등 9개국이 반대했다. 35개국은 기권했다.
k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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