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제약사, 피하지방 연소시키는 약 개발

입력 2017-12-26 09:45  

이스라엘 제약사, 피하지방 연소시키는 약 개발

(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피하지방을 연소시키는 주사제가 개발돼 초기 임상시험에서 효과가 입증됐다고 영국의 일간 익스프레스가 24일 보도했다.
이스라엘 신생 기업 라지엘 세러퓨틱스(Raziel Therapeutics)가 개발한 이 주사제(RZL-012)는 지방을 저장하는 지방세포를 지방을 연소시키는 세포로 전환시킨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이 주사제 개발에 참여한 예루살렘 히브리대학의 슈무엘 벤-사손 교수는 미국에서 24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1상 임상시험에서 주사된 부위의 지방세포가 "녹아 없어졌다"(melt away)고 밝혔다.
이 주사제가 주입된 부위를 MRI와 열 영상 센서로 관찰한 결과 온도가 섭씨 3~4도 올라가면서 지방이 연소했다고 그는 설명했다.
약이 주입된 부위는 28일 동안 뜨거운 감각이 느껴졌으며 그사이에 지방세포가 제거되고 새로운 지방세포의 생성이 억제됐다.
한 차례의 주사로 약이 주입된 부위의 피하지방이 30~50% 줄어들었다.
앞서 돼지를 대상으로 진행한 실험에서는 전체적으로 지방조직이 40~60% 줄었고 이러한 효과는 장기간 지속됐다.
1상 임상시험에 이어 현재 2상 첫 번째 임상시험이 미국에서 34명을 대상으로 진행되고 있다.
전체적인 임상시험 결과가 성공적이면 이 주사제는 앞으로 2년 안에 출시가 가능할 것으로 벤-사손 교수는 전망했다.
라지엘 세러퓨틱스의 CEO 알론 블루멘필드는 타임스 오브 이스라엘과의 회견에서 지방 연소 효과가 지속되려면 9~12개월마다 주사를 반복할 필요가 있으며 다만 사람에 따라 다를 수는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것이 비만을 막는 최선의 방법은 아닐 것이며 그보다는 생활습관과 식습관을 바꾸어야 할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텔아비브대학 내분비내과 전문의 다니엘라 야쿠보비치 교수도 비만 치료에 약을 쓸 수는 있겠지만, 식사를 조절하지 않고는 약도 주사도 소용이 없을 것이라고 논평했다.
라지엘 세러퓨틱스는 이 임상시험과는 별도로 지방조직으로 구성된 양성 종양인 지방종(lipoma)과 악성도가 약하고 비교적 예후가 좋은 지방육종(liposarcoma) 환자를 대상으로 따로 임상시험을 진행할 계획이다.


skh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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