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차 내각 출범, 오늘로 5년 맞아
(도쿄=연합뉴스) 김정선 특파원 =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제2차 내각이 출범한 지 26일로 5년을 맞은 가운데 경제와 국방 등 곳곳에 과제가 산적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아베 총리의 재임일수는 1차 내각을 포함해 2천193일로, 사토 에이사쿠(佐藤榮作) 전 총리(2천798일), 요시다 시게루(吉田茂) 전 총리(2천616일)에 이어 전후(戰後·2차대전 패전 이후) 3위에 해당한다.
집권 자민당이 지난 3월 총재 임기를 연속 '2기 6년'에서 '3기 9년'으로 연장하는 내용의 당 규정 개정안을 의결했고 아베 총리가 내년 9월 총재 선거에서 승리, 정국 주도권을 유지할 경우 최장수 총리 기록도 갈아치우게 된다.
올해 '사학 스캔들'로 위기에 몰렸지만 10·22 총선에서 자민당이 공명당과 함께 연립여당 단독으로 개헌 발의선(전체의 3분의 2 의석)을 확보하며 압승, 정권 기반을 더욱 단단히 했다.
NHK는 이날 집권 5년을 맞은 아베 총리가 그간 자신이 강조해 온 '사람 만들기 혁명'을 구체화하면서 경제 재건을 목표로 할 것이라고 전하면서도 "개인 소비의 신장은 그 힘을 잃고 있고 미래에 대한 국민의 불안 해소와 재정 건전화 등 과제가 산적했다"고 보도했다.
유아교육 무상화 등을 위해 소비세 용도를 재검토함으로써 재정 건전화라는 목표 달성은 어려워졌다.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은 통화완화 기조를 유지하기로 했지만, 소비자물가지수는 최근 0.8%에 그쳐 정부가 내세운 2%라는 목표 실현까지는 여전히 거리가 멀다.
교도통신은 닛케이평균 주가가 겨우 1만엔대였던 2차 내각 출범 시보다는 2배를 넘었다면서도 "이런 숫자와 별도로 총리가 내건 '경기의 실감'은 아직 충분하다고 말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아베 총리는 정치적으로는 독주 체제를 굳혔지만, 아베노믹스(아베 총리의 경제정책)를 통한 디플레이션 탈출은 아직 선언하지 못하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이날 아베 총리가 자신의 경제정책에 대해 "내가 하는 일은 상당히 리버럴하다"고 주변에 말했다면서 이는 경제를 시장이나 민간에 맡기는 것이 아니라 정부가 적극적으로 관여하고 소득 재분배 기능을 강화한다는 문맥에서 사용한 표현이라고 전했다.
아사히는 아베 총리가 1억 총활약사회 실현 정책, 일하는 방식 개혁 등을 통해 '큰 정부'를 지향해 왔다면서 "관련 정책의 목표는 약자 지원과 개인의 삶을 향상하는 것보다 강한 경제를 견인하는 국가의 실현에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아베 총리는 그간 '전쟁 가능한 국가'로의 개헌 작업에 박차를 가했지만 추진 작업은 난항을 겪고 있다.
그는 자위대 존재 근거를 헌법에 명기해 2020년 시행하겠다고 지난 5월 밝혔지만, 연내 자민당 개헌안을 마련하지는 못했다.
아사히신문이 최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들은 아베 내각에 대해 10점 만점에 5.2점의 평가를 줬으며 아베 총리의 개헌안에 대해선 40%만 찬성한다고 답했다.
아베 총리는 평소 '지구본 외교'를 강조하며 5년간 70개국을 방문했다. 그러나 매년 방위예산을 확대해 온 일본이 최근 항모용 전투기 도입을 검토하면서 아시아 국가의 반발이 예상된다는 보도도 나왔다.
교도통신은 개헌 추진 방식에 대해 반감이 확산할 가능성도 있다며 자민당 내에서 "내년 총재 선거에선 아베 정권이 이어지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분출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고 덧붙였다.
js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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