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미국이 필요하지만 트럼프의 미국은 아니다"
(서울=연합뉴스) 최병국 기자 = 아시아 국가들의 입장에선 2017년은 초강국으로서 미국이 쇠퇴하고 중국이 떠오른 해로 분명히 기록될 것이라고 독일 공영 도이체벨레(DW) 방송이 25일(현지시간) 평가했다.
DW는 알렉산더 프로인트 아시아 담당 부장의 '아시아는 미국이 필요하지만, 트럼프는 아니다' 제목의 기명 칼럼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외정책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 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대한 끊임없는 트위터 발언과 장기간의 아시아 순방으로 언론의 주목을 끌긴 했지만, 올해 아시아에서 가장 중요한 정치적 인물로는 트럼프가 아닌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부상했다고 보았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아시아와 미국 간 관계를 확대 심화하지도 못했고 오히려 아시아에 모호함과 불안정만 가져왔다고 혹평했다.
한반도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만 해댈 뿐 북한의 끊임없는 도발에 맞설 아무 전략도 갖고 있지 않다면서 중국과 러시아가 미온적인 국제적 제재의 반복만으론 북한의 호전적 행동을 바꿀 수 없었다고 이 방송은 지적했다.
오히려 "트럼프의 위협에도 평양의 '로켓맨'은 북한 입장을 유리하게 만들고 북미 직접 대화 외에는 대안이 없다는 쪽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평했다.
이 방송은 "위기를 해소하려면 상징적 몸짓들이 아니라 동맹 확보가 필요한데 트럼프는 이 동맹 구축에 실패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한반도의 불확실한 안보 상황은 보수적인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평화헌법을 만지작거릴 구실을 제공했으며, 일본의 대미무역흑자 문제는 아베가 트럼프를 '골프 외교로 사귄' 이후에 뒷전으로 미뤄진 것처럼 보인다고 밝혔다.
DW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방문에서도 몇몇 사업만 타결하고 양국 관계의 빛나는 미래만 언급하는 사이 시 주석은 세계 최강 지도자가 됐다고 평가했다.
시 주석이 중국과 아시아 각국에 도움이 되고 수십 년간 아시아에서 필적할 상대가 없을 정도로 중국의 영향력과 입지를 넓히려 일대일로 구상이라는 장기 계획을 추진하는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만 만지작거린다고 비꼬았다.
이 방송은 또 납득할 전략이나 비전 제시 없이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 철수 공약 대신 증원을 추진하는 일, 논리적 일관성도 없는 무슬림 7개국 미국 입국 금지 조치, 로힝야족 사태에 대한 침묵 등도 트럼프의 실책으로 들었다.
choib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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