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논란에 연기된 결선투표 개시…축구스타와 현직 부통령 맞대결
(서울=연합뉴스) 박대한 기자 = 1990년대 유명 축구스타였던 조지 웨아(51)가 대통령의 꿈을 이룰 수 있을까.
26일(현지시간) DPA 통신에 따르면 라이베리아 대통령선거 결선투표가 이날 라이베리아 전국 5천300개 투표소에서 진행된다.
이번 결선투표 유권자는 220만명이다. 이날 오후 6시에 투표가 끝나면 24시간 안에 당선 여부가 가려질 전망이다.
이번 선거가 관심을 끄는 것은 '흑표범'으로 불리며 최고의 축구선수에게 주어지는 발롱도르(Ballon d'Or)를 수상한 조지 웨아가 결선투표 무대에 올랐다는 점이다.
유럽 무대에서도 맹활약했던 웨아는 AC밀란, 첼시, 맨체스터시티 등에서 뛴 아프리카의 대표적 스포츠 스타 출신 정치인이다.
웨아는 조셉 보아카이(72) 현 부통령과 차기 대통령 자리를 놓고 맞붙게 됐다.
지난 10월 치러진 대선 1차 투표에서는 과반을 획득한 후보가 없어 상위 득표자 2명이 결선무대에 올랐다.
1차 투표에서 웨아는 38.8%, 보아카이는 28.8%의 표를 얻었다.
당초 결선투표는 11월 7일 치러질 예정이었으나 제3의 후보가 "거대한 사기와 부정이 있었다"며 투표 결과에 대한 소송을 제기하면서 연기됐다.
대법원은 그러나 1차 투표 결과에 문제가 없다며 12월 26일 결선 투표를 진행하기로 확정했다.
이번 선거에서 승리하는 후보는 엘런 존슨 설리프(79) 라이베리아 현 대통령으로부터 정권을 이어받게 된다.
'철의 여인' 또는 '아프리카의 힐러리' 등으로 불리는 존슨 설리프 대통령은 아프리카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자 2011년 노벨 평화상 수상자이다.
그녀는 라이베리아의 평화운동가 리머 보위, 예멘 여성운동가 타우왁쿨 카르만 등과 함께 평화구축과 여성의 위상 및 권리 증진에 기여한 공로로 노벨상을 받았다.
조지 웨아와 조셉 보아카이 중 누가 대통령이 되든 존슨 설리프 대통령으로부터 권력을 이양받게 되면 라이베리아에서는 1944년 이후 73년 만에 처음으로 민주적 정권 교체가 이뤄지게 된다.
19세기 미국에서 해방된 노예들이 세운 라이베리아는 그동안 쿠데타와 독재 정권, 내전 등으로 순조롭게 정권이 바뀐 적이 거의 없었다.
전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국가 중 하나인 라이베리아는 2013∼2015년 에볼라 바이러스가 창궐했을 때 4천명이 넘는 국민이 사망하기도 했다.
pdhis9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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