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제전복선동죄' 올가미 쓴 우간…"고문 점철된 재판 무의미" 주장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억울한 피의자나 공권력에 희생된 사람들을 위해 활동한 중국 인권운동가 우간(吳감<삼수변에 金>)이 징역 8년형을 선고받았다.
26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톈진(天津) 제2중급인민법원은 이날 우간에게 '체제전복 선동죄'를 적용해 이 같은 판결을 내렸다.
톈진 제2중급인민법원은 판결문에서 "우간은 불법 종교활동가와 상습적인 진정인, 변호사 등과 결탁해 '인권옹호'와 '행위예술'이라는 이름 아래 국가 기관을 모독하고 헌법으로 확립된 국가 체제를 공격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우간은 주도적으로 범죄 행위를 저질러 사회에 끼친 피해가 매우 심각하다"며 관련 법규에 따라 중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우간은 2009년 자신을 성폭행하려던 정부 관료를 살해한 발 관리사 덩위쟈오(鄧玉嬌)를 위해 온라인 구명운동을 펼쳐 세상에 이름을 알렸다. 이 사건은 중국 전역의 관심을 끌었고, 결국 덩위쟈오는 석방됐다.
이어 2015년에는 헤이룽장(黑龍江)성 칭안(慶安)에서 노모와 자식들이 보는 앞에서 경찰의 총에 맞아 숨진 한 남성을 위해 항의 운동을 조직하기도 했다.
같은 해 우간은 성폭행과 살인 누명을 써 억울하게 투옥된 4명의 남성을 위해 장시(江西) 고급인민법원 앞에서 시위를 벌였다.
이 남성들은 무죄임이 드러나 석방됐지만, 우간은 2015년 7월 9일 중국 당국이 인권활동가들을 대대적으로 잡아들인 이른바 '709 검거' 때 체포됐다.이후 경찰과 검찰이 각종 혐의를 들어 그를 계속 구금함에 따라, 우간은 재판도 받지 못한 채 푸젠(福建)과 톈진 구치소 등에 2년 넘게 갇혀있어야 했다.
우간은 재판 과정에서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자신은 어떠한 범죄도 저지르지 않았기 때문에 유죄를 절대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소셜미디어에서 '저속한 백정'(Super Vulgar Butcher)이라는 아이디를 쓰는 우간은 "나는 단지 무고한 희생자들을 위해 나의 의견을 표명하고, 관료들의 권력 남용을 폭로했을 뿐"이라며 이는 당연한 시민권의 행사라고 주장했다.
그는 "고문으로 점철된 재판 과정은 무의미하며, 나는 재산을 모두 몰수당하고 법적인 권리마저 박탈당했다"며 "중형을 선고받을 것을 알지만, 결코 나의 행동이나 선택을 후회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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