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내통 수사 놓고 FBI·클린턴 연일 공격
(워싱턴=연합뉴스) 이승우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지난해 대선 기간 자신의 캠프와 러시아 정부 간 내통 의혹 수사와 관련, 연방수사국(FBI)이 힐러리 클린턴 전 민주당 대선후보 측에서 사주한 엉터리 자료를 근거로 수사를 진행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폭스뉴스의 '폭스 앤드 프렌즈' 프로그램에 "X파일은 가짜다. 클린턴 캠프와 DNC(민주당전국위원회)가 X파일에 돈을 댔다. FBI는 이렇게 시간이 많이 흘렀음에도 X파일에 있는 러시아-트럼프 내통 주장을 입증할 수 없다"는 내용이 있었다고 전한 뒤 "FBI는 사기꾼 힐러리의 쓰레기 더미를 트럼프 캠프의 뒤를 쫓는 근거로 활용했다"고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사기꾼 힐러리의 쓰레기'라고 규정한 X파일에는 미 대선을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들이 러시아 정보기관과 공모한 정황과 지난 2013년 트럼프 대통령이 모스크바를 방문했을 당시 촬영된 섹스 테이프에 관련된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FBI는 이 문건을 실마리로 러시아 스캔들 수사를 시작했고 로버트 뮬러 특검도 이 문건에서 제기된 주요 의혹들을 수사 대상으로 삼고 있다.
그러나 문건의 제작과 유포 과정에서 힐러리 캠프와 민주당전국위원회(DNC)가 뒷돈을 댔다는 워싱턴포스트(WP)의 보도가 나오고, 문건의 작성자도 영국의 전직 스파이라는 점이 널리 알려지면서 신뢰성이 크게 떨어진 상태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은 X파일 문건을 '가짜'로 규정하고 러시아 스캔들 수사를 시작한 FBI의 공정성과 신뢰성을 연일 문제 삼는 동시에 클린턴 전 후보도 싸잡아 공격하고 있다.
FBI 국장 출신인 로버트 뮬러 특검의 러시아 스캔들 수사가 무르익어가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의 공세도 더욱 강화되는 분위기라고 미 언론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성탄절 전날인 지난 24일에도 트위터에서 앤드루 매케이브 연방수사국(FBI) 부국장과 클린턴 전 후보의 부적절한 유착 의혹을 부각하고, 매케이브 부국장의 즉각 퇴임을 요구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지난해 대선 기간 클린턴 당시 후보의 이메일 스캔들에 대한 FBI의 '봐주기 수사' 의혹도 거듭 주장했다.
전날에는 데빈 누네스 하원 정보위원장을 비롯한 공화당 일부 의원이 연방수사국(FBI)의 러시아 대선 개입 의혹 수사에 비리가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 발간을 추진 중이라고 WP가 보도했다.
lesl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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