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베 민간외교에 파월 장병이 앞장서야"…국회서 국제포럼

입력 2017-12-27 11:19   수정 2017-12-27 12:21

"한·베 민간외교에 파월 장병이 앞장서야"…국회서 국제포럼

최용호 전쟁과평화연구소장 "안보·통일 분야로 협력관계 확대해야"

(서울=연합뉴스) 이희용 기자 = 베트남전에 참전한 파월 장병들이 한국과 베트남의 우호협력을 위한 민간외교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견해가 제시됐다.
'베트남전쟁과 한국군', '6·25 전쟁이 이해' 등의 저서를 낸 최용호 전쟁과평화연구소장은 월남전 참전자 단체 한국베트남우호협의회(회장 박수천)가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1회의실에서 '한국-베트남 함께 미래로-민간외교를 중심으로'란 주제로 개최한 제2회 국제포럼에서 주제발표를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최 소장은 "한미동맹의 바탕 위에 한중관계를 발전시키려면 베트남을 포함한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과의 관계를 증진하는 것이 필요하며 민간외교 역량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과 베트남은 중국과 이웃한 반도국가라는 지정학적 위치, 역사·문화적 배경, 식민지·분단·동족상쟁 경험 등 공통점이 많을 뿐 아니라 무역, 투자, 관광, 국제결혼, 노동자 파견 등 여러 분야에서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면서 "이 같은 공통 인식과 협력관계를 안보·통일 분야로 확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파월 장병들이 2013년 베트남 하노이 고엽제 환자 재활시설을 방문해 환자들을 위로하고 꽝남성에 위문품을 전달한 사례를 소개하며 "파월 용사들이 베트남전 전적지 방문, 자매결연을 통한 현지 투자와 지원, 베트남 출신 결혼이주여성 친정부모 국내 초청, 고엽제 피해 문제 공동 대처 등에 나선다면 한국에 대한 신뢰와 호감이 훨씬 높아질 것"이라고 제언했다.
쩐쫑또안 전 주한 베트남 대사 역시 두 나라가 자연·역사·문화적으로 공통점이 많다고 언급한 뒤 수교 이후 25년간 양국이 외교관계를 발전시켜온 과정을 설명했다.
쩐 전 대사는 "2015년 12월 발효된 베트남-한국 자유무역협정(FTA)을 성공적으로 이행해 2020년까지 교역 1천억 달러 목표를 달성하려면 광업, 식품가공, 인프라 등 더 많은 분야에 한국의 투자가 이뤄져야 하며 교육·관광·문화·스포츠 등에서 젊은이들의 교류가 활발해져야 한다"고 역설했다.
<YNAPHOTO path='PYH2017070437440037100_P2.jpg' id='PYH20170704374400371' title=' ' caption='박수천 한국베트남우호협의회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
한국국제협력단(KOICA) 베트남사무소장을 지낸 김인 전 KOICA 경영기획이사는 베트남의 사회경제적 개발 환경과 KOICA의 공적개발원조(ODA) 현황을 설명하며 정부와 민간단체 등이 한국과 베트남 우호협력 증진에 더욱 힘쓸 것을 당부했다.
이에 앞서 파월 맹호부대 출신의 박수천 한국베트남우호협의회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두 나라가 아픈 역사를 거울삼아 동반자적 위치에서 상생하는 길을 모색하고자 포럼을 마련했다"면서 "월남전 덕분에 국력을 신장시킨 우리나라가 이제는 민간외교를 통해 베트남 국민에게 나눔을 실천하자"고 제안했다.
정세균 국회의장은 축사에서 "한국베트남우호협의회와 같은 민간단체의 교류와 친선 활동이 있었기에 한국과 베트남의 관계가 비약적으로 발전할 수 있었다"면서 "냉전 시대의 아픈 과거를 넘어 양국 공동 번영의 청사진을 그려내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오늘 포럼에서 나온 교류·협력 방안을 정책에 반영해 양국의 번영에 노력하겠다"고 약속했고, 심재권 국회외교통일위원장(더불어민주당)은 "한-베 관계의 새로운 25년의 시작을 알리고 양국의 미래지향적 파트너십의 기반을 닦기 위한 심도 있는 논의를 해 달라"고 당부했다.
초대 주베트남 한국대사를 지낸 박노수 한국베트남친선협회 명예회장은 "앞으로 두 나라 관계에서 국가가 주도하는 하드파워 외교와 더불어 민간에 의한 소프트파워 공공외교가 더욱 큰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이라며 "모든 국민이 외교관의 자세로 주변의 다문화가족을 보살필 때 국가 간 우호협력 관계도 증진될 수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heeyo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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