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소마스크·환풍기·안전관리자 부재…감독 소홀"
(김포=연합뉴스) 최은지 기자 = 작업자 2명이 숨진 김포 빌라 신축 공사장 사고와 관련, 원청·하청업체 현장소장이 경찰에 입건됐다.
경기 김포경찰서는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원청 건설사 현장소장 A(55)씨와 하청 건설사 현장소장 B(48)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27일 밝혔다.
A씨 등 현장소장 2명은 이달 17일 오전 경기도 김포시 운양동의 한 빌라 신축 공사장에서 안전 관리를 소홀히 해 작업자 2명을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일용직 작업자 C(52)씨와 D(50)씨는 하청업체 소속으로 올해 10월부터 이 공사장에서 일하다가 사고 당일 모두 공사장 지하 1층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 결과 이들은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작업자들은 숨진 채 발견되기 전날 오후 3시께 콘크리트를 굳히는 양생 작업을 하기 위해 갈탄을 피운 뒤 오후 9시께 새것으로 바꾸러 들어갔다가 질식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이 과정에서 현장소장인 A씨와 B씨가 현장 관리·감독 의무를 소홀히 해 사고가 난 것으로 판단했다.
당시 사고가 난 건물 지하 1층에는 산소마스크나 환풍 시설이 갖춰져 있지 않았다.
현장소장이자 안전관리자인 A씨는 작업자들이 양생 작업을 하기 전 미리 일산화탄소 농도를 측정하고 출입을 허가해야 하는데도 현장에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작업자들은 사망 전 갈탄을 피우다가 쓰러졌다며 119에 전화 신고했지만, 소방당국과 경찰이 정확한 위치를 파악하는 데 어려움을 겪으면서 약 4시간 만에 숨진 채 발견됐다.
A씨와 B씨는 경찰에서 "안전 장구를 갖춰야 하는데 갖추지 못했다"며 관리·감독 소홀 사실을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일산화탄소 농도 측정기가 1대 있었지만 작업자들이 쓰지 못하게 돼 있어 사실상 무용지물이었다"며 "현장 안전 관리가 미흡했던 것으로 보고 현장소장들을 입건했다"고 설명했다.
chams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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