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흘리, 북촌리, 구억리 등 4곳도 동시 추진
(제주=연합뉴스) 김호천 기자 = 제주국제공항 내 5개 지점에 4·3 행방불명인 유해가 매장된 것으로 추정됐다. 내년에 제주공항을 포함해 모두 5개소에서 유해발굴 작업이 이루어진다.
제주도는 제주공항 내외 각 1개소와 선흘리, 북촌리, 구억리 등 5개소를 대상으로 한 '4·3 행방불명인 유해발굴 예정지 긴급 조사 용역'이 완료됐다고 27일 밝혔다.
이번 용역은 내년 유해발굴을 위한 기초 조사로써 추진됐다.
증언자 조사에 따라 제주공항 내 5개 지점이 유해 매장지로 추정됐다. 지점별 위치는 1번 남북활주로 동쪽 뫼동산 인근, 2번 남북활주로 북단 서쪽 구역, 3번 동서활주로 서단 북쪽 구역, 4번 동서-남북활주로 교차 구역, 5번 화물청사 동쪽 구역이다.
도는 국토교통부 제주지방항공청, 한국공항공사 제주지역본부와 이들 지점에 대한 발굴 가능성을 협의해 1·2·5번 지점이 발굴 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다. 3번은 비행기 착륙 민감지역이고, 4번은 활주로 안전 보호구역이어서 발굴할 수 없는 것으로 결론 났다.
실제로 발굴사업을 집행할 제주4·3평화재단은 내년 1월 총괄 계획을 수립하고 발굴기관을 선정할 예정이다. 이어 2∼3월에 제주공항 내 발굴 가능지점을 측량하고, 지반 탐사기계 조사 등 추가 정밀 조사를 한다. 발굴 작업은 4월에 시작해 6개월 정도 할 계획이다.
제주공항은 남북활주로 북단 2개 지점에 대한 2007년 1차 발굴조사와 2008년 2차 발굴조사에서 388구의 유해가 발굴됐던 곳으로, 4·3 당시 도민들이 억울하게 학살돼 암매장된 대표적인 현장이다.
이번 용역에 포함된 제주공항 외 나머지 4개소도 같은 시기에 발굴할 방침이다.
4·3 행방불명인 유해발굴은 문재인 정부 국정 100대 과제에 포함된 사업으로, 내년도 사업비로 국비 15억6천만원(유해발굴비 3억4천700만원, 유전자 감식비 12억1천300만원)이 책정됐다.
유종성 도 특별자치행정국장은 "유해 발굴사업은 고령이 된 유족들의 평생의 한을 풀어주기 위해 사상과 이념을 초월해 인도주의적 관점에서 추진되고 있다"며 도민과 유족들의 관심과 협조를 당부했다.
khc@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