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 중인 드라그네아 집권 사회민주당 대표 등 처벌 면제 목적인 듯
사법부에 대한 정권 영향력 확대…국내외서 비판 목소리
(서울=연합뉴스) 박대한 기자 = 유럽에서 가장 부패한 나라 중 하나인 루마니아가 공직자 등의 각종 직권남용과 수뢰 행위 등을 처벌 대상에서 제외하는 내용의 법 개정을 다시 추진한다.
앞서 루마니아 정부는 올해 초 부패관리 사면 등을 골자로 하는 행정조치를 통과시켰다가 대규모 반(反)정부 시위에 이를 철회했다.
27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루마니아 집권 사회민주당(PSD) 연정은 부패에 대한 단속과 처벌 약화 등을 뼈대로 하는 형법 개정안을 제출했다.
지난 26일 공개된 초안에 따르면 이 개정안은 20만 유로(한화 약 2억5천500만원) 이하의 손실을 일으킨 직권남용 범죄나 위법 행위 등에 대해서는 처벌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아울러 3년 이하의 징역형은 가택연금 방식으로 집행하고, 뇌물수수에 대한 처벌을 낮추도록 했다.
지위를 이용한 성추행도 처벌 대상에서 제외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러한 개정안이 통과되면 직권남용 등으로 기소돼 재판이 진행 중인 리비우 드라그네아 사회민주당 대표 겸 하원의장도 당장 처벌을 면하게 된다.
수십명의 의원과 시장 등 정치인들도 이 개정안을 지지하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루마니아는 국제투명성기구(Transparency International)에서 뽑은 가장 부패한 나라 중 한 곳이다.
반부패 활동을 단속 중인 루마니아 검찰은 2006년 이후 72명의 의원을 기소했다.
앞서 루마니아 정부는 올해 초 징역 5년 이내의 기결수와 부패 사범을 대거 사면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을 통과시켰다가 대규모 반정부 시위에 부딪혀 이를 철회했다.
이달에는 집권당에서 국회 다수당 지위를 이용해 사법부를 정치적 통제 아래 두는 내용의 사법부 정비 작업을 승인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사법부 판사들과 중도성향의 클라우스 요하니스 루마니아 대통령은 물론 유럽연합(EU)과 미국 등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로이터는 헝가리와 폴란드 등 다른 동유럽 국가들에서도 포퓰리스트(대중영합주의) 지도자들이 사법부를 지배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pdhis9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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