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 세터 이호건 "신인상 욕심 없어…팀 승리 우선"

입력 2017-12-27 22:17  

한국전력 세터 이호건 "신인상 욕심 없어…팀 승리 우선"


(수원=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김철수) 감독님은 신인상 준비하라고 하시는데, 사실은 욕심이 없어요."
남자 프로배구 한국전력의 세터 이호건(21)에게는 아직 '소년'의 느낌이 물씬 난다.
인하대에 다니던 이호건이 한국전력 유니폼을 입은 것은 올해 9월 2017-2018 남자부 신인 드래프트에서다.
한국전력에는 강민웅(32), 권영민(37), 이승현(31) 같은 베테랑 세터들이 포진해 있어 코트를 누비는 이호건의 모습을 이른 시일 내에 보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이호건은 프로배구 V리그가 어느덧 후반기에 접어든 현재, 한국전력의 주전 세터로 활약하고 있다.
이호건은 27일 경기도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한국전력과 홈 경기에도 출전해 팀의 3연승을 이끌었다.
경기가 끝나고 만난 이호건은 "수원체육관이 좀 크다 보니 공 스피드나 구질이 달라서 처음에는 적응을 못 했는데, 시즌을 치르다 보니 잘 되는 것 같다"며 미소를 지었다.
김철수 한국전력 감독은 주전 세터 강민웅이 대퇴부 근육 파열로 시즌 아웃되고 권영민, 이승현을 투입해 만족스러운 결과가 나오지 않자 이호건한테 기회를 줬다.
지금까지 결과는 성공적이다.
이날 후반기 첫 경기에서 3연승을 달린 한국전력은 승점 29(9승 10패)를 쌓아 대한항공(승점 28)을 4위로 밀어내고 3위로 올라섰다.
이호건은 "세터는 공격수가 때리기 좋게 공을 올리는 게 첫 번째"라며 "내가 딱히 잘 올리는 것은 아닌데, 형들이 잘 때려줘서 고맙다"고 말했다.
그는 "난 아직 모든 부분에서 모자란 것 같다"면서 "2단 연결이 특히 부담스럽다. 공이 높게 뜨면 내려오면서 흔들리기 때문에 자리를 잘못 잡는 경우도 많다"며 쑥스럽게 웃었다.
김 감독은 이런 이호건에게 요즘 '신인상 받을 준비 하라'는 얘기를 자주 한다고 한다.
하지만 이호건은 "욕심이 없다"면서 "신인상은 안 받아도 되니 팀이 더 잘해서 높은 순위로 올라가면 좋겠다"고 말했다.
ksw08@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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