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꿀 '1세미만 먹이지 마세요' 표시 미흡… 일부 저질품 유통

입력 2017-12-28 12:00   수정 2017-12-28 21:09

벌꿀 '1세미만 먹이지 마세요' 표시 미흡… 일부 저질품 유통

한국소비자원, 국내외 벌꿀 30개 제품 시험검사 결과

(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품질이 기준치 이하인 벌꿀 일부가 판매되고 있어 소비자의 주의가 요구된다.
아울러 1세 미만의 벌꿀 섭취금지 주의표시가 없는 제품도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소비자원은 시중에 유통·판매되는 국산 15개·수입산 15개 벌꿀 등 30개 제품을 시험 검사했더니 이 중 2개 제품이 히드록시메틸푸르푸랄(HMF) 기준치를 초과했다고 28일 밝혔다.
히드록시메틸푸르푸랄은 식품의 처리·가공·저장 중에 생성되는 화합물로, 품질저하의 지표성분이다. 벌꿀을 가열할수록 많이 생성되며, 벌꿀의 신선도를 평가하고 등급을 분류하는 척도로 사용된다.
조사대상 중 '마천농협 잡화꿀'의 히드록시메틸푸르푸랄 함량이 147.6㎎/㎏, '유기농아마존포레스트꿀'은 248.7㎎/㎏으로 기준인 80㎎/㎏을 각각 1.8배, 3.1배 초과했다.



아울러 다른 6개 제품(20.0%)의 히드록시메틸푸르푸랄 함량은 국내 기준에는 적합했지만, 국제식품규격위원회(Codex) 권고기준인 40㎎/㎏을 넘어섰다.
국내·Codex 기준을 초과한 제품은 국내산이 15개 중 2개(13.3%), 수입산이 15개 중 6개(40.0%)로 수입산의 비율이 높았다.
소비자원은 "운송·통관에 시간이 걸리고 수입량이 많아 판매 기간이 길어지는 수입산 제품의 특성상 부적합률이 국내산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1세 미만 영아의 벌꿀 섭취금지 주의표시도 미흡했다.
벌꿀의 클로스트리디움 보툴리늄균 오염으로 발생하는 '영아 보툴리누스증'은 1세 미만의 영아에게 신경마비 증상 등을 일으킬 수 있다.
조사대상 30개 중 11개 업체(36.7%)가 영아 섭취금지 주의표시를 하지 않았다.
소비자원은 "보호자가 벌꿀을 건강식품으로 인식해 영아에게 섭취시킬 경우 심각한 안전사고로 연결될 수 있으므로 1세 미만의 영아에게 벌꿀 섭취를 금지하는 주의 문구 표시 의무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양벌꿀인데도 '잡화꿀'이라는 명칭을 사용한 제품도 있었다.
잡화꿀은 여러 가지 꽃을 밀원(蜜源)으로 하는 꿀이고, 사양벌꿀은 꿀벌을 기르는 과정에서 설탕을 먹여 저장·생산한 꿀을 말한다.
'다드림 잡화꿀'과 '지리산뱀사골 잡화꿀 프리미엄'은 사양벌꿀인데도 제품명에 잡화꿀이 들어가 소비자에게 혼동을 일으킬 우려가 있다.
6일 개정된 고시에 따라 사양벌꿀 제품에는 사양벌꿀이라는 점을 표시해야 하지만 고시 시행일인 2020년 1월 1일 전에 제조·가공·수입된 제품은 이전 규정에 따라 판매될 수 있다.
소비자원은 "관련 업체에 벌꿀의 품질·안전관리·사양벌꿀 관련 표시사항 개선을 권고했으며 식품의약품안전처에는 1세 미만 영아의 벌꿀 섭취금지 표시 의무화와 사양벌꿀 표시에 대한 소비자 홍보 강화를 요청할 계획이다"고 전했다.

<YNAPHOTO path='AKR20171228071200030_01_i.jpg' id='AKR20171228071200030_0401' title='사양벌꿀[연합뉴스 자료사진]' caption=''/>
dyl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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