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부터 박영훈 9단과 2년 만에 한국인끼리 우승 대결
(서울=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49개월 연속 한국 바둑 랭킹 1위를 지키는 박정환(24) 9단이 메이저 세계대회 우승 문턱에 섰다.
박정환 9단은 오는 30일 중국 장쑤성 루가오에서 열리는 몽백합배 세계바둑오픈전 결승 5번기에 출전하고자 29일 출국했다.
결승 상대는 박영훈(32) 9단.
한국 기사끼리 맞붙는 세계대회 결승은 2015년 11월 LG배 이후 2년 만이다. 누가 이기더라도 한국이 우승을 확보한 상황이다.
박정환 9단은 "한국 기사와 두게 돼서 부담은 좀 덜하다"며 "최선을 다해서 팬들께 좋은 내용의 바둑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친하게 지내는 기사와 우승 대결을 하게 돼 다소 묘한 분위기가 돌기도 한다.
박정환 9단은 "둘이 친하기는 하지만 바둑은 바둑"이라며 "서로 최선을 다해서 좋은 바둑을 뒀으면 좋겠다"고 웃었다.
상대 박영훈 9단도 앞선 인터뷰에서 "이번에는 오랜만에 우승을 해보고 싶다"며 우승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박영훈 9단은 2007년 7월 후지쓰배에서 통산 두 번째 세계대회 정상을 밟은 이후 우승 소식이 없다. 2008년 삼성화재배와 2015년 LG배, 올해 6월 춘란배에서는 결승까지 올랐지만 아쉽게 준우승에 머물렀다.
박정환 9단도 우승이 간절하기는 마찬가지다.
박정환 9단은 2011년 후지쓰배와 2015년 LG배에서 우승한 이후 세계대회 우승 갈증에 시달리고 있기에 이번 기회를 놓칠 수 없다.
박정환 9단은 "우승하고 싶은 마음은 크다"고 인정했다.
하지만 그에게 우승보다 더 중요한 게 있다. '나의 바둑'을 100% 발휘하는 것이다.
박정환 9단은 "제 실력을 다 발휘할 수 있으면 좋겠다. 제 실력을 다 발휘해서 좋은 바둑을 두는 게 목표다"라고 강조했다.
국내랭킹 1위이면서 3년 연속으로 바둑대상 최우수기사(MVP)로 선정된 박정환 9단이 자신의 실력만 충분히 발휘한다면 자연스럽게 우승도 가까워질 수 있다.
두 기사의 통산 상대 전적에선 박정환 9단이 14승 7패로 앞서 있다.
새해 각오도 다졌다.
박정환 9단은 "올해 개인적으로는 만족스럽지 못했다"며 "내년에는 더 많은 준비가 필요한 것 같다. 더 많이 준비해서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고 밝혔다.
몽백합배가 2018년 쾌조의 출발을 도와줄 수 있다. 몽백합배 결승 5번기는 오는 30일 시작해 해를 넘겨 끝난다. 결승 5국까지 간다면 내년 1일 5일에 우승자가 가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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