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목보' PD "포맷 8개국 수출…패널 입벌린 표정은 만국공통"

입력 2017-12-30 10:00   수정 2017-12-30 13:23

'너목보' PD "포맷 8개국 수출…패널 입벌린 표정은 만국공통"
"섭외 어려웠던 스타는 최민수…나얼 꼭 초대하고 싶어"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 '한국인은 나 빼고 다 노래를 잘하나' 싶을 정도로 실력자들을 내세운 음악 예능이 범람하는 시대, 엠넷 '너의 목소리는 보여'(이하 '너목보')는 좀 다른 길을 걸어왔다.
실력자도 음치도 다 함께 즐길 수 있는 '너목보'는 다음 달 시즌5 방송을 앞둔 장수 프로그램이 됐다.
시즌1부터 '너목보'를 책임져온 이선영 PD는 최근 인터뷰에서 "'경쟁하는 프로그램'들에 제가 지쳐서 음악으로 재밌게 할 수 있는 게 뭘까 고민하다 탄생한 게 '너목보'인데 많은 분이 그런 기획의도에 공감해주신 덕분"이라고 말했다.
"처음 기획안을 발표했을 때는 '재밌는 콘셉트이지만 막상 만들면 어떤 느낌일지 상상이 잘 안 된다"는 얘길 듣기도 했어요. '어떻게 얼굴만 보고 노래를 잘하는지 맞추겠느냐'는 우려도 컸죠. 하지만 생각보다 '맞추는 재미'가 쏠쏠하죠? 제작진은 시즌을 거듭할수록 '눈치싸움'을 하느라 밤샘이 늘어나네요. (웃음)"



'맞추는 재미'는 바다 건너 시청자들에게도 통했다. '너목보'는 현재까지 중국, 태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불가리아 등 총 8개국에 포맷이 수출됐으며 협상 중인 나라는 계속 늘고 있다. 지난해는 세계적인 TV 프로그램 시상식인 국제 에미상에서 예능 부문 후보작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 PD는 "기획할 때부터 워낙 포맷이 명확한 스튜디오 예능이라 수출에 유리하겠다고 생각은 했다"며 "우리도 오디션 프로에 지쳐있었고, 다른 나라도 상황이 비슷했던 것 같다"고 호평 비결을 분석했다.
"프로그램 제작을 돕기 위해 포맷을 수입한 나라에 가면 제일 먼저 듣는 말이 '어떻게 이런 걸 생각해냈느냐'예요. 늘 실력자가 멋있게 부르는 것만 보다가 '너목보'를 보면 신선하대요. 또 한 가지 신기한 건 패널들이 실력자와 음치를 구분하지 못해 입을 '헤' 하고 벌린 모습은 만국 공통이라는 거예요. (웃음) 그만큼 보편성이 있는 프로그램이라는 거죠."
이 PD는 그러면서 "물론 나라별로 특징도 있다"며 "각 나라에 전통적인 창법이 있는데, 출연진이 그런 걸 선보이면 우리는 잘 몰라도 그 나라 관객들은 감동해 울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너목보'에는 수많은 출연진이 거쳐 갔지만 역시 '레전드'로 꼽히는 건 가수 황치열일 것이다.
이 PD는 "치열이를 통해 기회란 언제 올지 모르는 것이고, 그래서 항상 포기하지 말고 준비해야 한다는 것을 배웠다"며 "오랜 공백이 있었음에도 본인이 느슨해지지 않고 단련한 덕분에 기회를 잡은 것"이라고 말했다.



섭외에 다소 애(?)를 먹었던 스타로는 배우 최민수를 꼽았다.
"최민수 씨를 처음에는 섭외하기가 좀 어려웠어요. 그런데 어느 날 프로그램 설명을 좀 듣고 싶다고 작업실로 오라고 하시더라고요. 갔더니 역시 '포스'가 대단하셨어요. 프로그램 설명을 하니 '내가 무슨 노래를 해야 할까' 하시고 선 갑자기 기타를 갖고 오셔서 10곡을 라이브로 부르시더라고요. (웃음) 멋있었습니다."
이 PD는 앞으로 꼭 초대하고 싶은 가수로는 나얼을 꼽으며 "방송은 재밌게 보고 있다고 하시던데 워낙 예능에 나오지 않는 분이라 섭외가 어렵다"고 말했다.



2005년 엠넷에 입사한 이 PD는 아이돌 예능 일변도였던 시절 '쇼미더머니' 기획에 참여해 힙합을 메이저 장르로 올려놓는 데 역할을 했고, 이후 '너목보'로 새로운 음악 예능을 만들어냈다.
그는 "음악 예능이 하나의 주류 장르가 됐지만, '진화'는 늘 과제"라며 "음악 채널인 엠넷이 특히 그런 역할을 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lis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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